설악산국립공원 내 한계령에 대표적 봄꽃인 진달래가 때아닌 연분홍 꽃망울을 터뜨렸다.
4월 전후 만개하는 진달래가 가을에 '이상 개화'한 것이다 .
봄꽃이 계절을 거슬러 가을 단풍과 어우러지는,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지난주부터 다시 피기 시작한 진달래는 이곳 한계령에서만 3곳에서 관측됐다.
일 년에 두 차례 꽃을 피운 탓에 내년 봄에 필 꽃이 줄어드는 등 생장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례적 고온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지난달(9월) 강원도 평균 기온은 22.2도로 역대 가장 더운 9월로 기록됐다.
우리 산림에서 나타나는 이런 '이상 현상'은 기후 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이 갈수록 짧아지는 것도 자생 식물을 위협한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가을의 평균 길이는 64일로, 100년 전보다 열흘 정도 줄었다.
올해 설악산에서는 철쭉 열매도 채 여물지 않은 상태로 일찍 떨어지는 등, 생태계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