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식량가격 변동이 식료품과 외식물가 오름세를 견인하며 국내 전체적인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경제전망보고서에 실린 ‘국내외 식료품 물가(food inflation)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에서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아 국제 식량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크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국제 식량 가격은 국내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에 시차를 두고 파급되는데, 가공식품은 11개월 후에 외식물가는 8개월 후 최대로 나타난다”며 “국제 식량 가격 급등기에는 파급 시차가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공식품 등 식료품과 외식물가의 경우 하방 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물가의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과 비료 공급 차질, 각국 식량 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계적으로 식료품 물가의 상방 압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식료품 물가 상승 요인 분석을 위해 50개국 데이터를 이용해 글로벌 공통 요인과 국별 고유 요인을 나눠 본 결과 이 같은 글로벌 공통 요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중장기적으로 엘니뇨, 이상기후 등이 국제 식량 가격의 가장 큰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엘니뇨 기간 이후에는 국제 식량 가격 상승기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왔으며, 해수면 온도가 예년 대비 1도 상승할 때 평균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이 5~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