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994년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뉴월드 호텔 조폭 살인사건’의 주범을 29년 만에 구속 기소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공범 1명을 공개 수배했다.
광주지방검찰청은 29년 전 조직폭력배 간 보복살인을 저지르고 도주한 혐의로 55살 A씨에 대해 살인죄와 밀항단속법위반죄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1994년 당시 ‘영산파’의 행동대원으로, 사건 3년 전인 1991년 경쟁조직이었던 ‘신양파’와의 집단 패싸움을 하다가 살해당한 조직원에 대한 보복으로 뉴월드호텔 결혼식에 참석한 신양파 조직원 등 4명을 흉기로 찔러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영산파 두목 등 조직원 10명은 대부분 무기징역에서 10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A씨는 밀항해 기소중지처분 상태였다.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오던 A씨는 지난해 살인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 15년이 만료된 것으로 판단해 중국 영사관을 찾아 2016년 밀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가 해외도피를 하면 공소시효가 중단되는 점을 알고 거짓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넘겨받은 목포해양경찰서는 이런 이유로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고,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광주지검은 A씨가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이전에 밀항했을 것이라고 보고, 수사를 통해 A씨가 2003년 중국으로 밀항한 정황을 확인해 살인 혐의를 적용한데 이어 밀항단속법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은 또 뉴월드 호텔 사건의 또 다른 주범인 55살 정동섭 씨를 오늘(26) 공개 수배했다. 정 씨는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A씨와 마찬가지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판단해 국내로 입국했고, 검찰이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도주해 잠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