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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다 뜨겁게 바람보다 서늘하게’ 기획전 개최
  • 장은숙
  • 등록 2022-03-25 13: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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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전광역시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선승혜)이 2022년 첫 번째 현대미술 기획전 ‘불보다 뜨겁게 바람보다 서늘하게’를 29일(화) 개막한다. 


전시 제목인 ‘불보다 뜨겁게 바람보다 서늘하게’는 공예 작업의 가장 원천적 재료를 의미하는 동시에 예술가들이 작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저변에 깔린 삶에 대한 마음의 온도를 담았다.


이번 전시는 공예의 인식구조를 크게 발언과 쓰임으로 정의하고 공예의 예술가치에 집중, 현대의 공예는‘인간의 삶에서 무엇을, 어떻게 이롭게 하는가’를 화두로 삼아 대전ㆍ충청에 기반을 두고 예술혼을 천작해 나가는 작가 14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섹션 1 무엇이 손을 사유하게 하는가] 


1전시실에서는‘무엇이 손을 사유하게 하는가’를 주제로 인영혜, 김희라, 정은진, 윤지선, 윤상희, 정해조, 조혜진의 작업을 선보인다. 


인영혜는 섬유와 충전재를 사용하여 울퉁불퉁한 돌기로 이루어진 오브제를 이용한 의자를 만든다. 의자는 누군가 앉을 때 마다 형태가 바뀌는데, 이는 자의가 아닌 타인에 의해 바뀌는 표정과 실제와 달리 표현되고, 무시되는 감정을 내포한다. 


김희라는 실과 섬유를 이용한 수공예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한다. 기물의 형태나 재질을 바꾸고 전환시켜 일탈의 쾌감과 전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은진은 옻칠의 전통적인 제작법에 근거하여 다양한 공예재료와 융합, 옻칠의 확장성을 모색한다. 작업의 과정과 재료적 실험을 통해 새로운 관계의 모색이라는 물리적, 관념적 사유를 전한다. 


윤지선은‘실’을 재료삼아 관계를 이야기한다. 대표작 ‘Rag fa-ce’는 다양한 표정의 자신의 얼굴 사진 위에 재봉틀로 박음질한 것으로 변형되는 초상을 통해 고정된 자아의 개념을 질문한다. 


윤상희는 ABS 소재 3D프린팅과 옻칠 기법을 응용해 전통 공예 제작방식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주제를 실험적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들은 현대사회의 다양성 속에서 자신을 하나의 개체로서 존재하게 하는 수단이자, 외부로부터 상처 받는 존재적 표현이다. 


정해조는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본분, 사물의 본질과 같이 삶의  기반이 되는 이치와 같은 원리를 고민한다. 특히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통해 근원적 아름다움과 울림을 전한다. 2021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실에 전시되며 한국미술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알리기도 했다. 


조혜진은 버려지는 것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현재가 외면하는 것들에 대한 위로와 연민을 담는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큼 흔히 버려지는 사물에 자연적 재료로 새로운 생명과 의미를 부여한다. 


 [섹션 2 손은 무엇을 사유하는가] 

 

2전시실에서는‘손은 무엇을 사유하는가’를 주제로 구경숙, 임미강, 최영근, 유은옥, 오치규, 최문주, 송계영의 작업을 선보인다. 


구경숙은 병리적 현상과 치유라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 인간의 삶이 지닌 생물학적, 심리학적 복합성을 사유하게 되었다. 수백 장의 종이 위에 일상 사물을 이용한 즉흥적인 자국(marking)을 선택 조합하는 과정 등을 통해 인체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한다. 


임미강은 전통적인 도자예술의 개념이었던 '쓰임'으로부터 벗어나 자아의 성취, 혹은 표현의 장이자 매개체로서 도자의 영역을 찾는다. 특히 자연의 생멸현상을 되새기며 그 속의 인간을 관조하고 인간관계성과 같이 일관된 정신을 유지하며 담담하면서도 깊은 무게감을 보여준다. 


최영근은 천연질료를 이용해 우주의 질서와 창조의 신비, 시간성과 생명의 본질을 고뇌함과 동시에 일상의 정서와 옻칠의 현대적 조형 가능성을 고찰한다. 특히 동양의 정서와 조형문화의 특성을 가장 잘 담아내는 질료인 칠을 통해 한국적 조형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유은옥은 전통재료인 나전이나 난각을 최소화하여 사용하는 반면 옻칠이 가진 은은하고 깊이 있는 광택감을 최대한 살려 섬세하게 표현한다. 풀, 꽃, 벌레 등 자연을 대상으로 삼는데 이는 곧 자연을 우선 가치로 두는 작가의 작업적, 삶의 가치 표현이다. 


오치규는 생명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제한 된 삶을 통해 인간의 시간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 한다. 특히 작품의 여백은 성찰을 통한 작가만의 사고의 전환과 발상을 의미하며 이는 곧 관람객에게 또 다른 사유와 너른 감정의 장으로 이끈다. 


최문주는 면사를 재료로 하여 빛과 색, 그리고 시간과 관련된 작업을 한다. 작품의 유기적 순환구조는 시간성을 반영함과 동시에  존재와 정체에 대한 고민을 야기하는 하이데거의 존재적 시간적 의미를 내포한다. 


송계영의 작업은 기억과 역사, 상징성을 불어 넣으며 가치를 지니게 되는 장소의 상징적 가치는 의미의 축적을 반영한다. 그의 작업은 장소와 시간이 상호 교차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심리적 공간을 새롭게 정의한다. 특히 관람자 스스로 작업을 통해 유발되는 심리적 변화와 상상의 도약으로 예술적 자극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우리원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현대공예가 단지 기능을 가진 형태 혹은 디자인이 가미된 일상의 도구를 넘어 인간사의 바로미터 이자 예술적 발언의 매개임을 제시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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