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대통령의 첫 도보 방북…전 세계 실시간 중계
‘2007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0월2일 오전 방북 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은 마지막 냉전지대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으며, 한반도 평화번영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30일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2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건너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중앙청사 통일부장관 접견실에서 정책총괄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2차 선발대는 북측과 노 대통령 내외분이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통과하고 13명의 공식 수행원도 동행하기로 합의했다는 보고를 어제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건너는 것은 역사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앞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역사적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북이 도보 군사분계선 통과에 합의함에 따라 청와대를 출발한 노 대통령은 경의선 남북출입국관리사무소(CIQ)를 지나 남북 군인이 수백 미터를 사이에 두고 경계를 서고 있는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내린 뒤,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걸어서 북측 구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청와대를 출발해서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까지의 과정은 TV를 통해 생중계 되며, CNN 등 외신도 군사분계선 도보 횡단의 역사적 순간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전하게 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최후의 냉전지대로 남아있는 한반도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냉전의 상징물인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역사적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극적으로 전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48년 4월 백범 김구 선생이 남북 통일정부 수립을 촉구하며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8선을 넘어갈 때도 이 육로를 이용했다. 김구 선생은 방북하던 중 38선 푯말에서 잠시 내려 기념촬영을 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개성을 거쳐 평양에 이르는 고속도로를 이용할 예정이어서 2000년 정상회담때 서해 직항로가 열린 것처럼 육로가 활짝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박사(북한교통정보센터장)는 “육로 방북을 통한 남북정상회담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남북 간의 육로를 통한 인적, 물적 이동이 남북 간의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확인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재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2차 선발대가 20일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아이랑 공연 가운데 서장을 제외한 본장과 종장을 관람했다”며 관람 결과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같은 민감한 내용은 없었고 서정적이고 장엄한 내용이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은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초청측인 북측의 입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고, 과거 대결적 관점에서 벗어나 상호 체제 인정·존중 차원에서 접근할때가 된 점 등을 감안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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