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전달을 위한 구호요원의 방북을 거부하는 등 필수 행정절차에 협조하지 않아 코백스(COVAX)의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VOA는 이날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와 북한 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백신 공급을 위해 필요한 7개 행정절차 중 2개만 완료한 상태"라며 “만일 북한이 서류작업을 신속히 했더라면 백신을 일부 지원받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백스는 지난 5월말까지 북한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70만회분을 전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백신을 전달하려면 구호요원이 백신 전달 현장을 반드시 모니터링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북한이 방역을 이유로 모니터 요원의 방북을 거절하면서 아직까지 공급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애초 코백스가 공급하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부작용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하는 합의서에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더욱이 북한은 영하 60~ 90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이나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을 지원받기 위해 필요한 콜드체인(저온유통) 시스템 구축을 돕겠다는 국제사회의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정부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이날 VOA에 보낸 입장문에서 북한과 백신 제공 협상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코백스는 북한에 백신 199만2천 회분을 배정하고 이 가운데 백신 170만4천회분을 지난 5월까지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회원국 194개국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나라는 북한, 탄자니아, 아이티, 에리트레아, 부룬디 등 5개국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