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조선일보/BCPD]지난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해 미국 전역에 달하는 인종차별 시위를 일어나게 한 미국 미네소타주(州)에서 또다시 흑인 청년이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이 청년은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지며 경찰은 즉각 '우발적 사고'라고 해명했지만 분노한 시민들이 격렬한 항의 시위에 나서며 사태가 악화되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경찰(BCPD)의 팀 개넌 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실수로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대신 권총을 발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11일 오후 2시께 브루클린센터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던 흑인 단테 라이트(20)는 경찰의 단속에 걸려 차를 세웠다가 지시에 불응하고 다시 차에 타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았다.
개넌 서장은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이 몸에 착용한 보디 카메라에 잡힌 동영상을 편집하지 않은 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라이트를 진압하려던 여성 경찰관이 “테이저, 테이저”라고 수차례 발사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하지만, 이 경찰관은 전기 충격기인 테이저건이 아닌 실탄이 담긴 총을 발포했다.
개넌 서장은 이 영상에는 해당 경관이 “이런 젠장. 내가 그를 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 점을 들어 “라이트 씨의 비극적 죽음으로 이어진 우발적인 발포”라고 해명했다.
이전에 볼 수 없던 경찰의 빠른 해명이었지만, 시민들은 잇따르는 흑인의 억울한 사망 사건에 분노하며 격렬한 항의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중무장한 경찰과 충돌했고, 일부는 인근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다. 경찰은 섬광탄과 최루탄 등을 발포해 시위대를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주 방위군이 출동하기도 했다.
민심의 동요가 계속되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브루클린센터가 있는 헤너핀카운티 등 3개 카운티에 대해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트윈시티’로 불리는 인접한 주요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시장도 나란히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 애도했다. 그는 주지사, 시장, 당국자들과는 통화를 했으나 라이트의 가족과는 통화하지 못했다며 “벌어진 일은 정말로 비극적인 것이다. 기도가 그들 가족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가 보여주는 것을 기다리고 지켜봐야 한다”며 “나는 평화와 진정을 촉구한다. 약탈은 정당화하는 것은 없으며, 폭력에 대한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미네소타주 형사체포국(BCA)은 총을 쏜 경찰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브루클린경찰이나 주 형사체포국이 아닌 다른 외부 기관이 즉각적이고 투명하며 독립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