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있는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오스카상)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러브에서 수상소식이 전해지며 지난해 '기생충'(감독 봉준호)에 이어 한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또 한번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 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저녁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부문을 수상작으로 '미나리'를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베벌리힐튼호텔과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참석자를 최소화한 가운데 진행했으며, 후보와 수상자는 외부에서 화상 연결로 참여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 얘기를 담은 재미동포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로,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했다. 배우 브래드 핏의 제작사 ‘플랜비(B)’가 제작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세계 여러 영화상에서 7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수상 행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골든글로브에선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니면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는 HFPA의 규정 때문에 작품상 심사 대상에서 배제되고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이를 두고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의 보수성과 폐쇄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회사가 제작한 영화가 외국어영화 후보로 경쟁하는 현실이 바보 같다”고 비판했다. 미국 내 여러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26개나 받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조차 받지 못한 걸 두고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제는 '미나리'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바 있기 때문에 2년 연속 한국어로 제작되고 한국 배우가 출연한 영화가 작품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지 주목을 모으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윤여정을 강력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점치고 있다.
아카데미는 오는 15일 후보를 발표하고, 다음달 25일 시상식을 연다. '미나리'는 3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