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홍콩 시위 중 '실종 할머니', 14개월만에 나타나 "중국에 구금됐었다"
  • 김유정
  • 등록 2020-10-19 11:19:17

기사수정


▲ [SHUUD.mn=뉴스21 통신.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해 8월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조약’ 추진에 반대하며 열린 시위에 참가했다가 자취를 감춘 60대 홍콩 민주화 운동가가 14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동안 중국 본토에 억류된 채 정신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라 웡(64)은 이날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지난 1년여간 사실상 구금 상태에 있었다고 밝혔다.

 

홍콩 출신인 웡은 지난해 6월부터 체포 전까지 자택이 있는 중국 선전과 홍콩을 오가며 민주화 시위에 참석했다. 자신의 몸보다 큰 영국 국기를 흔드는 그는 ‘웡 할머니(Grandma Wong)’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11일 홍콩 타이쿠역 인근에서 열린 시위에서 진압 경찰과 충돌해 다친 뒤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후 인권단체와 민주화 운동가들은 웡의 소재에 우려를 표해왔다.

 

14개월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웡은 당시 병원에서 부상을 치료하고 중국 선전으로 돌아가던 중 접경지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후 45일 동안 5평 남짓(200제곱피트)한 방에서 26명과 함께 생활하며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중국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정신 교육도 받았다.

 

중국 공안은 그를 오성홍기 옆에 몇 시간씩 서 있도록 했고, 카메라 앞에서 “고문당한 적이 없으며, 다시는 시위에 참여하거나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서약도 강요했다.

 

웡은“공안은 내가 어떤 혐의로 체포됐는지 알리지 않아 사실상 강제 구금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강제 구금과 정신적 학대 속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면서 "지금까지 경험한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강제구금에서 풀린 뒤에는 중국 산시성 북서부 지방으로 보내져 5일간‘애국 캠프’에 강제 투입됐다. 그는 그곳에서 오성홍기를 들고 사진을 찍거나 중국 국가를 부르며 돌아다니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1년간 자택이 있는 중국 선전에만 머무른다는 조건을 달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공안이 불시에 자택을 검문하고, 주변을 감시하는 등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말 보석 조건이 효력을 잃으면서 웡은 다시 홍콩을 오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치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다시 선전으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웡은 지난 8월 말 중국에서 배를 타고 대만으로 도피하던 중 체포된 민주화 운동가 12명의 석방을 촉구했다. 


웡은“12명의 구금 상황은 나보다 더 나쁠 것”이라며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다. 아무런 희생 없이 권위주의 체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우리 동네 특공대' 도용 의혹 드라마 티저 영상에 '침묵' 강요? 논란 가열 [뉴스21일간=김태인 ]최근 백동철 감독의 시나리오 '우리 동네 특공대' 도용 의혹이 불거진 하이지음스튜디오의 동명 드라마가 결국 제작되어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 예고 티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이 티저 영상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중에는 도용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들이 차단되거나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
  2. 하나님의 교회, ‘사랑의 헌혈’로 이웃에 소중한 생명나눔 실천 △ 헌혈릴레이 여수하나님의교회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20년 넘게 헌혈에 솔선해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가 6일 전남 여수에서 ‘전 세계 유월절사랑 생명사랑 제1737차 헌혈릴레이’를 개최해 혈액 수급난 해소를 도왔다. 하나님의 교회는 올해만도 전 ...
  3. 울산 학교운영위원장, 건강한 교육공동체 조성에 힘 모은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31일 외솔회의실에서 울산지역 학교운영위원장을 대상으로 ‘모두의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을 주제로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학교공동체의 건강한 소통과 협력으로 더 나은 민주적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자 마련...
  4. 동구 도서관 자원활동가 양성과정 성황리 종료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통합도서관은 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해 도서관에 관심 있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10월 14일부터 31일까지 총 9회차에 걸쳐 남목도서관에서 ‘2025 동구 도서관 자원활동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였다.    동구 통합도서관은 신청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 훼손 도서 보수법 ▲ 연령별 독서지도...
  5. 시각장애 교원 특수학급 운영 역량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31일 중구 가온고등학교 특수학급에서 시각장애 특수교육 교원을 대상으로 ‘특수학급 운영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시각장애 교원이 교육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덜고, 안정적으로 특수학급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마련됐다.&nb...
  6. ‘번영로센트리지 1단지’ 제18호 금연아파트 지정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보건소(소장 이현주)가 10월 31일 ‘번영로센트리지 1단지’ 아파트를 제18호 금연아파트로 지정했다.    이날 중구보건소는 번영로센트리지 1단지 아파트 주출입구에 금연아파트 현판을 부착하고, 각 동 입구에 금연구역 안내표지판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오후 2시부터 단지 내에서 입주...
  7.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 울산지역협의회 한우리위원회, 중구가족센터에 후원금 1,000만 원 전달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 울산지역협의회 한우리위원회(위원장 김원열)가 10월 31일 오후 3시 중구청 구청장실을 찾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중구가족센터에 후원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번 전달식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김원열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 울산지역협의회 한우리위원회 위원장...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