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북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2018년 대비 14.1% 증가한 32억4천만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의 증가세 전환이다. 다만 2018년 급격한 교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UN 제재가 본격 시행되기 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2019년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수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2억8000만달러, 수입은 14.1% 증가한 29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는 2018년 대비 13.6% 증가한 30억9000만달러(수출 2억2000만달러·수입 2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95.8%에서 지난해 95.4%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대 중국 수출과 수입이 줄어들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수출입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에 북한이 교역하는 상대국으로는 러시아, 베트남, 인도가 이름을 올렸다.
한편 2017년 채택된 UN 결의안을 통해 대북교역 제재품목이 대폭 늘어나면서 그 영향을 받지 않는 경공업 제품이 2018년부터 북한의 주요 교역 품목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 관측됐다.
북한의 최대 수출품목은 시계 및 부분품(HS 91)으로 2018년 1533.7%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에도 57.9%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발이 포함된 조제우모·솜털 및 그 제품(HS 67) 수출은 2019년 40.9% 증가하며 수출 3위를 기록했다.
전시용 모형이 포함된 광학·의료기기·부품(HS 90)도 47.5% 증가율을 보이며 수출 5위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코트라는 북한 현지 노동력을 활용한 임가공 제품이 광물성 연료를 대신해 북한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북한의 최대 수입품목은 2018년과 마찬가지로 원유·정제유 등 광물유(HS 27)다. 3억5000만달러를 수입해 전체 수입의 11.7%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및 그 제품(HS 39), 인조필라멘트 섬유(HS 54), 동식물성 유지 및 분해생산물(HS 15) 등이 수입 상위품목을 유지했다.
한편, 북한 내 식량부족 사태로 곡물(HS 10) 수입이 2018년 대비 242% 증가세를 기록하며 새롭게 수입 5위를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