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없다면서도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원국 간 분열을 조장하는 시도를 반대한다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미국을 무책임하다며 비판했다.
20일 WHO에 따르면 지난 18~19일 화상 회의로 개최된 73회세계보건총회(World Health Assembly, WHA)에 참석한 북한이 제출한 서면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입장문에는 “우리(북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단 한건의 코로나19 확진도 없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북한이 반복해 온 ‘확진자 0명’ 주장을 이어간 것이다.
북한은 이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더라도 인민의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게 김정은 위원장의 확고한 결의와 의지"라고 그 공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국가 간 강력한 연대와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일방적인 경제·금융·무역 제한, 유엔 헌장과 기타 국제법을 부정하는 반인도적 제재, 지원과 관련한 모든 종류의 차별과 정치화"를 끝낼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이다.
북한은 또 "코로나19 재앙을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일부 국가들의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며 "WHO의 경고를 무시한 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WHO와 한 회원국에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WHO·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누군가의 책임'을 묻거나 바이러스의 기원, 대만의 총회 참여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총회 안건인 코로나19 대응 협력에서 명백히 벗어난 부적절한 이슈"라며 회원국 간 분열을 조장하는 시도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의료품의 개발과 공정한 유통을 촉구하는 결의안은 지지했다.
한편, 북한의 입장문은 WHO 홈페이지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