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에서 주최한 집회에 한국당 및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국회 출입이 마비되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큰 혼잡을 빚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 계단과 잔디밭에서 소속 의원 및 당원·지지자들과 함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회 사무처는 오전 10시쯤부터 국회 출입구를 봉쇄했다가 한국당의 항의로 경내 진입을 허용했다.
국회에 들어온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 성조기 등을 든 채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참가자들은 “날치기 공수처법 사법장악 저지하자”, “날치기 선거법 좌파 의회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수천 명이 참가했다고 한국당은 추산했다. 환호 속에 발언대에 오른 황교안 대표는 “공수처가 들어오면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며 “목숨을 걸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다만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며 국회 본청 무단 진입을 만류했다. 황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1시간여 뒤 규탄대회를 종료하고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해산하지 않고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의 정문 진입을 경찰이 차단하자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참가자 중 한 명은 경찰관을 폭행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급기야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문 의장은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찰의 잇단 해산 요구에도 참가자들의 시위는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다 집회 시작 약 9시간 만인 오후 8시경 황 대표의 설득을 받고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