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낙하산과 순혈주의(純血主義)
  • 이덕재
  • 등록 2019-04-22 10:46:49
  • 수정 2019-04-22 12:21:39

기사수정
  • 이제는 공공기관장 내부승진으로


▲ [사진=이덕재논설위원]


불편부당(不偏不黨) 탕평책(蕩平策)은 조선 후기 영․정조 때 군주의 정치행위가 한쪽에 치우치거나 개인적 감정에 따르지 않고 지극히 공정하고 정당하게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기 위한 인군(人君)의 정책이다.


세종은 자신의 아버지인 태종의 충신인 “황희”를 등용하여 정사를 맡겼다. 황희는 세종이 왕세자로 옹립될 때, 세종의 왕세자 옹립을 적극 반대했고, 양녕세자의 왕위책봉의 선봉에 선 인물이다. 여기서 세종은 인간적 배신보다 더 중요한 정치적 고려만으로 인내의 정치를 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종은 노예 신분인 장영실을 관직에 등용함으로써 천문과학의 기초를 다졌다. 그는 조정의 반대를 무릎쓰고 정직하고 실력 있는 자를 신분에 관계없이 적재적소에 등용함으로서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문명의 시대를 열었다. 이 외에도 세종은 과거제도를 시행하여 공평인사를 단행하였고, 사육신의 집현전 학자를 등용함으로써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600여 년 전에도 인사만사(人事萬事)는 진리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시대는 어떠한가? 시대와 역사를 가로질러 인재등용은 정(正)의 역사든 부(否)의 역사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왔다. 이승만과 박정희를 이어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독재정권은 낙하산인사의 파노라마였다. 그렇다면 문민정부 이후 노무현, 이명박, 박근헤 정부에서는 어떠했는가? 과연 구시대 독재정권을 나무랄 수 있을까?


국민들은 정권과 낙하산은 탕평인사의 함수관계라고 치부하며 부지불식(不知不識) 무감각상태에서 인지부조화를 느끼며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낙하산 인사는 조직의 순혈주의를 부정하고 무력화시킴으로써 자생적, 공생적 조직을 파괴시키는 암적 덩어리임에 틀림없다.


인사는 언제나 자리에 알맞는 사람을 선택하는 위관택인(爲官擇人)의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이다. 위인설관의 낙하산(落下傘)은 落下山이되어 인재등용의 무덤을 만들어 왔다. 작금의 시대는 위관택인의 순혈주의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대다. 최근 장관 및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채택의 불발로 일부 야당은 길거리정치를 시작했다. 그래서 역사는 회귀한다고 했던가? 역지사지로 붉은 물결은 어쩌면 초라한 시골장터를 연상케 하는 내로남불의 외침에 불과했다. 그러나 장외투쟁에 나선 그들만을 나무랄 수 있을까? 정부 관료는 그렇다 치더라도 대통령의 손아귀에 있는 공공기관의 장은 어떠한가? 정권주변에 서성거리면서 이눈치 저눈치만 살피다가 찜되어 들어간 캠코더인사(문재인 대선 캠프 및 시민단체 활동 등 코드에 맞는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는 과연 얼마나 될까?


바른미래당 정책위에서 발표(2018.9)한 문재인정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실태를 보면, 정책위는 문재인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비롯해 상임, 비상임 이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캠코더인사가 정부 출범 1년 4개월만에 총 3043임원 중 1651명이 임명되었는데 그 중 365명이 캠코더 인사였고 365명 중 94명이 기관장 인사였다.


과거정부 인사에 대한 비난이 오히려 자기들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수 도 있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재인정부 인사 중 하나의 특성을 살펴보면, “대통령 혼자서만 바쁘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식한 전문인이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결과이며 캠코더인사가 낳은 최대의 비극일 것이다. 아무리 품종이 좋은 나무라도 이식을 하게 되면 고사할 확률이 있으며 또한 그 토지에 정착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달리 뿌리 깊은 나무는 온갖 활동에 힘이 배양되어 어떠한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작은 잎사귀 하나하나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해주며 매년 더 성장함으로써 열매를 더 풍성하게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수년째 논의만 해 온 공공기관장 내부시스템을 새로운 시각과 해법으로 조직내에서 순수혈통으로 키워 낸 능(能)과 식(識)을 겸비한 순혈주의자들을 기관장으로 보낼 때가 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동구 제17회 방어진축제 성황리에 마쳐 [뉴스21일간=임정훈 ]제17회 방어진축제가 9월 6일 오후 5시부터 방어동 울산 수협 방어진위판장 일원에서 ‘함께 걷는 그대와 나, 우리는 방어진 사람’이라는 슬로건으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는 김두겸 울산시장을 비롯하여 동구청장,국회의원, 지역 의원, 지역 기관 단체장, 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여하여 뜨거운 축제의 열기로 가득 ...
  2. 울산 동구 마을교사 역량강화 교육 운영 [뉴스21일간=임정훈 ] 울산 동구는 마을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마을교육 활동 확대를 위해 9월 7일(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구청 대강당에서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날 교육에서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마을교사 9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학생이 주도하는 배움 방식을 다루는 ‘프로젝트 수업의 이해’(강사...
  3. 중구, 2025년 간부 공무원 폭력 예방 특별 교육 실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9월 5일 오후 2시 중구청 대회의실에서 2025년 간부 공무원 폭력 예방 특별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허지원 젠더연구소 대표가 강사로 나서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성 인지...
  4. 중구, 울산큰애기 마을교사 활동 공유회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9월 5일 오전 10시 30분 중구청 대회의실에서 2025년 울산큰애기 마을교사 활동 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활동 공유회는 울산큰애기 마을교사의 활동 현황을 점검하고 상호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울산시교육청 관계자,...
  5. 제44차 UN 세계평화의 날 울산시민행사 성황 [뉴스21일간=임정훈 ]제44차 유엔(UN)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울산시민행사가 5일 울산시의회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NGO 단체 따뜻한손길이 주관해 마련됐다.이날 행사에는 이성룡 울산시의회 의장, 최종현 전 네덜란드대사, 이정일 울산시 국제관계대사, 최연충 추진위원장, 박병규 따뜻한손길 대표를 비롯해 다문화가정 시..
  6. 인공지능·디지털 연수로 학교 행정 효율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9일부터 12일까지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교육행정직과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무 연수로 학교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행정 서비스의...
  7.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