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세금 탈루, 아파트 분양가 폭리 혐의 등을 받는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3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지난 29일과 30일 2번의 검찰소환에 몸 상태와 본인 생일을 이유로 불응한 이후 3번째 만에 나온 것이다.
이 회장은 31일 오전 8시 5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회장은 친인척 명의로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만들고 계열사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100억 원 대의 '통행세'를 챙기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하고 가족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은 채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영그룹이 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임대주택법을 어기고 공사비 등 분양가를 부풀려 세입자를 상대로 막대한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이 회장에게 지난 29일과 30일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으나 이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고 생일이라는 이유로 각각 1·2차 출석요구에 불응해오다 3차 소환에 응했다.
임대아파트전국회의 부영연대 회원들은 이날 이 회장 소환 현장에 나와 “이 회장에 대한 구속조사를 통해 전국의 수십만 부영공공임대주택 임차인들의 피해가 이제는 회복될 수 있도록 간절히 탄원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