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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 여주인 살인범, 1심서 무기징역… 16년 만에 단죄
  • 김민수
  • 등록 2018-01-19 13: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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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후, 경찰 재수사 끝에 검거 성공



16년 만에 붙잡힌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의 범인이 1심에서 검찰의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 김태업)는 18일 "살인죄는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회복이 불가능하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람 생명을 빼앗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모(5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동안 재판에 차마 들어오지 못했던 피해자 유족들도 이날 선고 법정에 나와 방청석에 자리했다. 재판부는 주문을 읽기 전 "피해자 가족들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왔고 앞으로도 상실감으로 한을 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 대한 재판 참관도 회피하는 등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할 뿐이다"면서 유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재판부는 "장씨는 15년 동안 침묵을 지켰고 자수하거나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등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비록 장씨가 범행 이후로 심적 고통을 느끼며 생활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것이 반성과 참회로 인한 것인지 구별할 수 없고, 유족에 비교할 바 못 된다"고 말한 뒤 장씨에게 일어나라고 했다. 

    

장씨는 지난 2002년 12월 14일 새벽 1시 30분쯤 서울 가리봉동의 한 호프집에 손님인 척 들어갔다. 한 시간 후 남자 종업원도 퇴근하고 여주인 A(당시 50세)씨가 혼자 남았다. 장씨는 A씨에게 성매매를 제의했지만 거절당하고 말다툼 끝에 A씨를 둔기로 마구 때려 살해했다.  

  

재판부는  "사소한 이유로 분노를 느껴 둔기로 머리와 어깨를 수십 차례 가격해 잔인하게 살해했다. 피해자는 치명적인 신체의 손상을 입고 영문도 모른 채 사망했다"며 "당시 피해자가 느꼈을 두려움과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장씨는 A씨를 살해한 직후 지문이 남아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것들을 치우거나 닦아내 범행현장이 쉽게 발견되지 않게 하는 등 냉정하고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다. 범행 다음 날 A씨의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결심공판에서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화가 난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던 사람을 이렇게 집요하고 무참히 공격하고 살해할 수 없다"며 장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장씨는 "당시에 정신이 없을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다.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잔인한 행동을 했는데 사실은 연약한 사람이라 감당이 안 됐고, 빨리 죽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유족들에게 깊은 사죄를 드리고, 제가 죽을 때까지 사죄를 멈추지 않겠다"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장씨의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단순히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공격적인 행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뒤늦게 살해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건 불가피하다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2002년 범행 당시 경찰이 장씨의 몽타주를 만들어 공개수배에 나서는 등 수사에 나섰지만 호프집 주변에 폐쇄회로TV(CCTV)가 없었고 발견된 장씨의 지문도 온전하지 않아 장기미제로 남았다.  

  

공소시효 만료와 함께 묻힐 뻔한 사건은 2015년 8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는 '태완이법'이 시행되며 다시 조명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중요미제사건수사팀이 지문자동감식식별시스템(AFIS)으로 맥주병에 묻은 장씨의 쪽지문을 분석해 지난해 6월 장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장씨는 범행 후 검거될 때까지 15년 동안 택시운전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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