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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중국인 대상' 보이스피싱 조직 60명 적발
  • 윤만형
  • 등록 2017-12-27 14: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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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라 2채 통째로 빌려 보이스피싱 콜센터 운영



국제자유도시 제주에 무비자로 입국해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설치·운영한 대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월세 1200만원에 빌라 2채를 통째로 빌리고 대만 현지에서 상담원을 영입해 체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제주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설치·운영해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돈을 빼돌린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로 대만·중국·한국인 등 총 60명을 20일 검거해 이중 58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대만 국적은 51명, 중국은 7명, 한국은 2명이다. 


이들은 4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제주도 빌라 2개 동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려놓고 중국 내 불특정 다수 중국인에게 중국 전화국과 공안(경찰)을 사칭해 총 4억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대만인 총책 A씨(35)는 한국인 총책 B씨(41)와 6년 전 술자리에서 만나 친분을 쌓았다. A씨가 필리핀 보라카이에 관광 갔다가 당시 현지 가이드를 하던 B씨와 알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둘은 올해 4월 범행을 모의했다. B씨는 A씨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연인인 한국인 C씨(37) 명의로 제주에 빌라를 임대했다. 콜센터 운영에 필요한 통신설비와 가구, 생활용품을 구입하고 콜센터 상담원으로 입국하는 대만인에게 이동 편의도 제공했다.


보이스피싱 사무실을 마련한 A씨는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할 대만인 등을 현지에서 모집했다. 이어 이들을 국내로 입국시키고 대만인 D씨(21)에게 보이스피싱 방법을 교육하도록 지시했다. 대만인 E씨(34)는 수익을 관리했으며 30대 대만인 F, G, H씨는 각 빌라의 상담원을 관리하며 성공일지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일당은 "전화요금이 연체됐으니 요금을 납부하라", "개인정보가 유출돼 소재지 공안 팀장을 연결 시켜줄 테니 신고하고 상담받으라", "정부기관에서 도와줄 테니 지정된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 등 여러 수법으로 중국인 피해자들을 속였다.


경찰은 9월 초 대만 경찰로부터 첩보를 받고 수사에 들어갔다. 인터넷 접속 IP(인터넷프로토콜)를 추적하고 잠재적 범행장소를 탐문해 서울과 제주 등지에서 20일 피의자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노트북 14대, 휴대전화 158대, 보이스피싱 근무일지, 수익장부, 시나리오, 공안신분증, 사무실 배경음악 등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대부분 피의자들은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을 위해 입국했으며 전화금융사기를 위해 전화하는 법을 연습만 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압수물을 분석한 결과 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상담원 53명은 범행에 성공하면 8% 수익을 받았으며 B씨는 A씨로부터 월급 개념으로 매달 수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담원들은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밤에 돌아다니지 못하는 건 물론 서로 이름을 말하지 않도록 지시받는 등 엄격한 통제를 받았다. 보이스피싱 연습에 사용된 시나리오 등을 당일 바로 없애고 검거되더라도 윗선을 밝히지 말라는 지시도 받았다.


일당이 제주도를 범행 무대로 삼은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 집단 거주하더라도 의심을 덜 받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한다. 이들 가운데 57명은 무비자 입국으로 불법체류 상태였다.


경찰은 중국 사법당국과 공조해 추가 피해 규모와 범죄 수익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이들이 해외에 또 다른 보이스피싱 사무실을 차렸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해외 사법당국과 공조해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에서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아니더라도 한국을 통해 저지른 범죄는 경찰에 의해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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