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방산비리’ 의혹 등과 관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다시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26일 오전 KAI 본사의 개발본부 등 5~6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1차 압수수색 이후 관련자를 조사한 결과, 부품 가격 부풀리기 혐의가 나타났다”며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2차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다수의 KAI 직원 컴퓨터에 데이터 삭제전용 프로그램 ‘이레이저’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18일에는 KAI 협력업체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납품 관련 서류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디지털 자료, 관련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등의 군사 장비를 생산, 개발해온 KAI는 국내의 대표적인 항공 관련 방산업체다. KAI는 군사 장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개발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최소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하성용 KAI 대표 등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하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손씨는 KAI 비자금 조성 의혹을 풀 '키맨'으로, 1년 넘게 검찰의 추적을 피해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2007~2014년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의 개발과 관련한 용역업체 선정 업무를 담당한 손씨는 자신의 처남 명의 설계 용역업체를 통해 240억원대 물량을 챙기고 20억원 가량을 직접 가로챈 것으로 의심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하 전 대표의 주도 또는 묵인 아래 조성 및 관리된 비자금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검찰은 손씨가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도 검거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다른 사람의 조력을 받고 있을 가능성도 의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