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비자금 조성의 열쇠를 쥔 것으로 알려진 손승범 전 KAI 차장을 공개수배키로 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KAI 인사담당 차장을 지낸 손씨에 대한 검거작전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경찰과 손씨의 공개수배를 위한 절차 협의에 착수했다.
1년여 동안 도피생활을 이어온 손씨가 붙잡힐 경우 하성용 전 사장 등 KAI 경영진 비리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한국형 헬기 '수리온' 개발 관련, 외주용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친인척 명의로 설립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만들어진 비자금의 일부가 하 전 사장의 연임 로비 등을 위해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6월부터 손씨 검거를 위해 연인원 100여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했으며 지금도 10여명 규모의 전담 추적팀을 운영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비공개 수사로는 검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손씨의 도피를 돕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손씨가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연인원 100명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지만 1년 넘게 행방을 찾지 못했다. 손씨가 검거돼 비자금 조성 경로와 용처 등이 드러날 경우 하성용 전 KAI 사장 수사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