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 뉴스21
  • 등록 2003-01-20 00:00:00

기사수정
추운 겨울날 엄마손에 이끌려 아이들은 종종 걸음으로 한 소극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예쁜 모습을 우연히 본 기자도 어느새 이끌려 발길을 함께 옮겼다. 작고 허름해 보이기는 했지만 극장안을 채운 아이들의 처음 접하는 연극공연의 기대감과 초롱초롱한 눈빛은 어느새 극장을 따뜻하고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아이들이 기대감에 부풀어 기다렸던 작품은 ‘개구리네 한솥밭’. 시인 백석의 작품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개구리를 비롯한 여러 곤충들이 폭력과 왕따가 난무한 학교생활, 그리고 각종 사교육에 치여 부모의 뜻대로 자라야만 하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재밌게 풍자하고 있었다.
공연장에선 만난 한 여자 초등학생은 친구들의 놀림과 따돌림에 아파하는 방아깨비의 모습을 보고 연신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친구는 공연중에 서슴없이 “우리 아빠랑 똑같애∼!”라는 말을 하여 잠시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아빠가 왜 저래∼”하는 어느 아이의 말.
이 공연에서는 ‘易地思之’라는 말을 인용, 아이들로 하여금 친구의 입장이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며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떼뭍지 않은 아이들은 어느새 공연자의 움직임과 말 한마디 한마디에 꼭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 공연은 분명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었다. 하지만 공연이 막을 내리고 문득 들었던 생각은 현대를 살아가는 학부모를 비롯한 우리의 기성세대들이 봐야만 하는 공연이 아닌가 싶었다. 순수한 어린이들의 마음속에서 서로를 비교하고 또한 서로를 미워하게 만든 것이 아이들의 자의적 행동을 통해 가능한 것이었을까?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아이들의 눈을 통하여 재현된 상황이라는 생각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을 위한 많은 공연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지만 그 아이들의 부모들과 기성세대는 단순히 공연을 자녀들에게 보여준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스스로 무엇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할지를 반성해야 하는 공연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전성우 기자 jsw@krnews.co.kr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S-OIL 샤힌 프로젝트 현장, 비계 발판 붕괴… 근로자 다수 부상 [뉴스21일간=김태인 ]2025년 11월 19일 오후 5시경,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근로자들의 휴게를 위한 컨테이너 사이에 설치된 2m 높이의 비계 다리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이 사고로 총 7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었습니다.사고가 발생한 샤힌 프로젝트...
  2. 제1회 태욱가요제 11월 23일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태욱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25년 11월23일(일)오후3시30분, 부산 남구 용소로 78에 위치한 부산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회 태욱가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장락, 정유나, 유명민, 홍다영 등 다수의 초대 가수가 무대에 오르며, 진성경아, 안진용, 김미경, 박윤창, 아랑고고장구 부산진구팀 등 다양한 장르...
  3. 통일 미래세대의 비전을 키우다: 우정초등학교, '평화통일 퀴즈대회' 성황리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민족통일 울산시협의회(회장 이정민)는 2025년 11월 14일(금) 오전 10시, 울산 우정초등학교 승죽관에서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퀴즈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미래 통일 주역인 학생들에게 올바른 통일관과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는 이정민 회장과 이학박사 박성배...
  4. 제63주년 소방의 날 기념,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 소방청장상 수상 일산새마을금고[뉴스21일간=임정훈]2025년 11월 14일 (금) 울산동부소방서에서 제63주년 소방의 날을 기념하여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님이 소방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 소방청장상 ]을 수상하였습니다.이날 표창 전달은 울산동부소방서 우충길서장님이 대리 집행하였습니다.일산새마을금고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
  5. 동구,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아동학대 예방 주간(11.19~11.23)을 기념해, 11월 14일 오후 2시 30분부터 방어동 화암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 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홍보 캠페인을 했다.    이날 캠페인은 동구아동위원협의회, 울산동부경찰서, 아동보호전문기관, 동구 아동보호팀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 캠페인으로, 20여...
  6.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 번덕경로당 어르신 식사 대접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회장 김행자) 회원들은 11월 14일 오전 12시, 번덕경로당을 방문하여 관내 독거 어르신 40여 명을 대상으로 따뜻한 점심 식사와 간식을 대접하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는 매년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나눔 봉사뿐 아니...
  7. 남목 도시재생 축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성료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11월 14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미포1길 일원에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올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미포1길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역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약 250m 구간의 미포1길 일대를 차량 통제해 주민들이 자유...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