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14시간 5분간 강도 높게 조사했다. 이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2시간 45분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조사를 받은 시간은 11시간 20분이다.박 전 대통령은 조사 종료 후 22일 새벽까지 신문조서를 검토한 뒤 조서에 서명·날인을 하고 귀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는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조사 방식 문제로 다투는 대신 박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며 공소 제기를 준비하는 ‘실리 추구’ 전략으로 맞섰다. 이미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기 때문에 애써 자백을 받기 위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는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조사 방식 문제로 다투는 대신 박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며 공소 제기를 준비하는 ‘실리 추구’ 전략으로 맞섰다. 이미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기 때문에 애써 자백을 받기 위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에서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를 담담한 태도와 차분한 말투로 모두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비리에 대해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끊어내기’ 전략을 구사했다. 최 씨가 삼성 측에서 딸 정유라 씨(21)의 승마훈련 지원비로 거액을 받은 데 대해서는 “그런 돈거래 자체를 몰랐고, 최 씨가 돈을 받았다고 해도 나와는 경제적으로 무관하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등 측근들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선 ‘책임 떠밀기’식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선 “최 씨나 안 전 수석에게 재단 설립을 지시한 적이 없다”며 “기업들에 ‘사회공헌 차원에서 문화·체육 관련 공익사업이나 투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원론적인 부탁을 했을 뿐 재단 출연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재단 출연이 문제가 되자 청와대 내부에서 ‘재단 설립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한 것’으로 말을 맞췄다”는 안 전 수석의 진술, “박 전 대통령이 ‘(삼성 합병 관련)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잘 챙겨보라’고 지시했다”는 최원영 전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59)의 진술 등을 들이밀며 박 전 대통령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같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이나 증거들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5분부터 14시간 넘게 조사를 받는 동안 점심과 저녁 식사를 했다. 점심은 김밥과 유부초밥 도시락, 저녁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주문한 전복죽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사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시간이 많이 걸려 다들 고생할 텐데 (조사가 끝나기 전) 먼저 돌아가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9시 35분 조사를 시작한 한 부장검사는 오후 8시 35분 조사를 마쳤고, 바통을 넘겨받은 이 부장검사가 오후 8시 40분부터 11시 40분까지 3시간 동안 조사를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의 옆자리에는 유영하 변호사(55)와 정장현 변호사(56)가 교대로 앉아 조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