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공산주의가 붕괴된 이후 루마니아에서 1일(현지시간) 최대 규모로 '반부패' 시위가 벌어졌다.
언론 추정에 따르면 시위대는 20~30만 명 사이로 추산되며 영하의 기온에도 "도둑들", "사임하라" 등을 외치며 부패 범죄에 대한 정부의 비범죄화에 항의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시위 전날인 31일 징역 5년 이내의 기결수와 직권남용에 따른 국고 손실액이 20만 레이(약 5천5백만 원) 미만인 부패 사범을 대거 사면하는 긴급 명령을 발령했다.
사면 명령에 반대하는 루마니아 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이틀째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수도 부카레스트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최루 가스를 발사하며 대응한 진압경찰에게 병과 폭죽, 돌 등을 던지며 충돌해 경찰과 시위대 몇몇이 부상당했다.
정부는 사면 명령 이후 침묵을 지켜오다 1일 플로린 로다체 법무장관은 그의 페이스북에 "불법 또는 비도덕적인 것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루마니아 정부는 입법화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사면 명령 비판론자들은 주요 수혜자가 현재 좌파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권력 남용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루마니아 사회당(PSD)의 리비우 드레그네(54) 대표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드라그네아 대표는 투표 조작 혐의로 2년 집행유예 상태로,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법률에 따라 총리직은 맡지 못했다. 또한 지난 2006년~2012년 루마니아 텔레오르만 의회 의장 재임 당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돼 재판중이다.
루마니아는 지난 2015년 탈세와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빅토르 폰타 전 총리를 낙선 시키며 지도층 부패 근절에 앞장서온 유럽 국가였다.
지난 주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는 2007년 불가리아와 함께 유럽 연합(EU) 회원국으로 가입한 루마니아의 부패 근절 노력을 표창했다.
그러나 이번주 실시된 조치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프란트 팀머만스 대리인은 1일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부패와의 전쟁은 진전돼야 한다"며 "외원회는 다시 부패의 길을 밟는 것에 반대하며 사면 명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