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부안면 구현마을에서 색다른 영화화제가 열린다.
오는 5일 부안면사무소 2층에서 ‘구현마을 작은 영화제’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영화제에서 마을 주민들이 시나리오도 쓰고 직접 배우로 출연해 만든 영화 ‘아홉고개 사람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구현마을 주민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바쁜 농사철에도 마다 않고 영화 공부를 하며 영화를 한편 찍었다.
주민 참여형으로 진행된 영화 교육과 제작은 렌즈 테이블의 이상휘, 장성현 감독이 진행했다.
시나리오는 마을 상황과 사건을 내용으로 만들어졌으며 주민들의 논의를 거쳐 약 30여분 정도의 작품이 완성됐다.
영화의 간략한 내용은 농촌마을의 한 촌로가 평생 일만 하다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글쓰는 마을 사업에 참여하면서 들판은 농사만 지으라고 있는 게 아니고 시도 쓰라고 있는 것이라며 도발적인 태도로 아주 좋은 시(시간 따라 나도 따라 여기까지 왔구나 / 어느덧 팔십고개 내 몸도 굽어지고 / 인생의 가을들녘에 추수 끝난 빈 들판)를 발표한다.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 온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과정에서 옛사랑의 그리움을 딸에게 들키지만 부인은 이를 모른 체한다는 내용이 담긴 마을의 일상 이야기다.
구현마을의 구현골문화자치회는 지난 2013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의 ‘글쓰는 마을’ 사업과 지난 2015년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의 ‘황토담장 및 벽화 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진행해온데 이어 올해에도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 2년차를 수행하면서 영화교육과 영화제작을 주관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현마을은 글쓰는 이야기, 벽화 이야기, 영화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이야기가 있는 마을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마을에 살며 문화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해온 고길섶 씨는 “올해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세 번째 마을 이야기로, 작은영화 만들기 교육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라며 “마을 안길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때 기획-설계-시공 과정 모두를 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주민들의 참여방식으로 진행했듯이, 주민들이 시놉시스를 함께 구성하고 출연배우로 직접 참여하는 영화의 탄생 작업이고 다큐가 아닌 극영화를 통해 시놉시스라는 상상의 공동체에서 가상적 관계를 맺어가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영화를 보며 가슴 따뜻한 시간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