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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계절이 돌아온다. 제7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 윤만형
  • 등록 2016-03-23 11: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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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극장, 낯선 작품과 친숙한 작품의 조화

올해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세 작품은 헨델의 <리날도>, 베르디의 <리골레토>, 비제의 <카르멘> 작품이다. 베르디의 <리골레토>와 비제의 <카르멘>은 오페라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내용과 대표적 아리아는 알고 있는 친숙한 작품이다.


오페라 <리날도>가 낯설다면 영화 ‘파리넬리’를 기억해보자. 아름다운 미성의 카스트라토가 부른 “울게 하소서”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 멋진 아리아가 나오는 오페라가 바로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 헨델(G. F. Händel)의 <리날도(Rinaldo)>이다. <리날도>는 헨델이 영국에서 이탈리아어로 공연한 첫 작품으로 1711년 영국 런던 헤이마케트 여왕극장에서 초연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슬람 세계에 넘어간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떠나며, 십자군의 장군 리날도는 십자군 사령관 고프레도의 딸 알미레나에게 승리를 약속한다. 한편 예루살렘을 차지하고 있던 이슬람교도의 왕 아르간테와 그의 연인인 마법사 아르미다는 리날도를 유인하려 마법으로 알미레나를 납치한다. 그러나 아르간테는 알미레나를 사랑하게 되고, 리날도를 해치려던 아르미나는 리날도에게 반하며 네 사람의 사랑이 얽히게 된다. 결국 기독교 마법사인 마고의 도움으로 리날도는 승리를 하게 되고 알미레나와 행복하게 맺어진다. 단순한 줄거리지만 마법과 미신이 재배하던 시대의 동화적 환상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파리넬리’에서 널리 알려진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는 아르간테에게 납치된 알미레나가 잔혹한 운명을 탄식하며 ‘울게 내버려 두라고’ 부르는 노래이다.  


2007년 “피에르 루이지 피치&라스칼라 극장 프로덕션”으로 <리날도>를 국내 초연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던 한국오페라단이 8년 만에 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으로 <리날도>를 다시 공연한다. 이탈리아 로마극장, 베로나야외극장 연출가를 역임한 마우리지오 디 마띠아(Maurizio di Mattia)가 총 연출을 맡아 공연(spettacolo)속의 공연(spettacolo) 형태로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다.  주인공 ‘리날도’를 완벽하게 재연해 낼 카운터테너 안토니오 지오반니니(Antonio Giovannini)와 아르간테역의 바리톤 레나토 돌치니(Renato Dolcini)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알미레나역의 소프라노 박미자 등 국내 정상의 성악가가 함께 한다.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는 서정적인 선율과 오페라 기교가 핵심을 이루는 벨칸토 오페라를 계승한 베르디(G. Verdi)의 초기 오페라로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와 함께 그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19세기 초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태어난 베르디는 살아있는 동안에 오페라로 최고의 명성과 영예를 누렸다. 오페라 <아이다>,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돈 카를로>, <나부코>, <멕베드>, <가면무도회>, <운명의 힘>, <오텔로>, <팔스타프>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베르디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6세기 프랑스 왕가를 배경으로 권력자의 부도덕성과 횡포를 고발한 희곡 [왕의 환락(Le roi s’amuse)]에 감명 받아 오페라 <리골레토>를 작곡했다. 만토바 공작의 궁정광대 리골레토는 젊은 만토바 공작이 궁정 귀족들의 부인이나 딸을 농락하는 것을 부추기며 쾌감을 느끼지만 정작 자신의 딸 질다는 꼭꼭 숨겨두고 곱게 기른다. 그러나 공작이 질다마저 유혹하여 겁탈하자 자객을 시켜 공작을 죽이려 한다. 공작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질다는 공작을 대신하여 자객의 칼아 맞아 죽는다.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이 부르는 ‘여자의 마음은 갈대(La donna e Mobile)’ 그리고 질다가 가난한 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한 만토바 공작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그리운 이름(Caro Nome)’ 그리고 리골레토가 딸이 궁정의 가신들에게 납치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부르는 ‘가신들, 이 천벌을 받을 놈들아(Cortigiani, vil razza dannata)’ 등이 유명하다.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은 독일 베를린오페라 예술감독을 역임한 리골레토 스페셜리스트인 뤼디거 본(Vita Rüdiger Bohn)의 지휘로 이탈리아 정통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의 하나인 비제(G. Bizet)의 <카르멘(Carmen)>은 프랑스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곡가인 비제는 이 작품의 성공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1875년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 시 대중들은 당시 가장 천대받던 집시 여인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야유를 퍼부었다고 한다. 그러나 음악가 브람스(J. Brahms)는 카르멘의 예술성을 알아보고 공연을 20회나 관람했고,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도 지인에게 역사에 남는 최고의 오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집시로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최하층 노동자 계급의 카르멘은 보수적이고 진지한 군인 돈 호세를 유혹하여 함께 도주 하지만, 돈 호세와의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난 그녀는 투우사 에스카밀로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 돈 호세는 자신과 다시 시작하자는 애원을 거절하는 카르멘을 끝내 칼로 찔러 죽인다. 카르멘이 돈 호세를 유혹하며 부르는 아리아 ‘하바네라(Habanera)’와 돈 호세가 카르멘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부르는 ‘꽃의 노래(Air de fleur)’, 그리고 에스카밀로의 ‘투우사의 노래(Chanson du Treador)’등은 오페라 <카르멘>을 본적 없는 관객이라도 한 번 쯤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하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카르멘>은 이탈리아 베르가모오페라극장의 예술감독이며 세계 전역의 극장에서 연출가로서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란체스코 벨롯또(Francesco Bellotto), 오페라계의 거장 지휘자 마르코 발데리(Marco Baderi)의 섬세하고 탁월한 음악 해석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주인공 카르멘은 테레사 쿠사노비츠(Terezija Kusanovic)와 추희명이 맡는다.


또한 오페라극장에서는 국립오페라단이 <국립 오페라 갈라(KNO Opera Gala)>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바그너 <탄호이저>의 서곡을 시작으로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푸치니 <토스카>, 오펜바흐 <지옥의 오르페오>, <호프만 이야기>, 구노의 <파우스트> 등 낭만시대 이후의 대표적인 오페라 레퍼토리를 엮어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대한민국 오페라 계를 이끌어온 원로 성악가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국립 오페라 갈라> 공연은 이경재 연출과 양진모의 지휘의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자유소극장, 더 가까워진 현대 오페라


 올해 페스티벌에서는 처음으로 자유소극장에서 오페라를 공연한다. 객석과 무대의 거리도 더 가까워졌고 초연 시기도 시대적으로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한국어로 공연하여 오페라가 아직 낯선 관객들도 부담 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강숙자오페라라인이 준비한 작품은 미국 현대오페라 작곡자 세이무어 바랍(Seymour Barab)의 <버섯피자(La Pizza Con Funghi)>이다.
우리에겐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작곡자 세이무어 바랍(Seymour Barab)은 1921년 미국 시카고에서 출생했다. 작곡자일 뿐 만 아니라 첼리스트, 오르가니스트, 피아니스트였던 그는 오랫동안 필립 글래스 앙상블(Philip Glass Ensemble)의 멤버이기도 했다. 그는 어린이 관객들을 위해 동화 오페라(fairy Tale operas)도 작곡했는데, 프랑스 동화 작가 샤를 페로의 작품 <빨간 모자를 쓴 아이(Little Red Riding hood)>등이 유명하다.


1988년 그가 직접 대본을 쓰고 작곡한 오페라 <버섯피자>는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의 각기 다른 성부가 각각의 캐릭터를 노래한다. 네 사람의 만남, 사랑, 배신, 질투, 증오 그리고 죽음을 주제로 현대 사회상을 반영한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연극적인 요소에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벨칸토 선율이 곁들어져 오페라를 처음 관람하는 관객에게도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쉰 살의 남자(Der Mann von fünfzig Jahren)>는 작곡가 성세인이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쓴 ‘쉰 살의 남자’를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이다. 괴테의 소설 ‘쉰 살의 남자’는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에 삽입되어 있는 단편작품이다. 은퇴 후 인생의 경계에 선 쉰 살의 남자와 그를 동경한 젊은 여자 그리고 고혹미를 가진 이혼한 여가수와 그녀에게서 상처받는 젊은 남자를 등장인물로 하여 서로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사랑과 탐욕 그리고 질투와 혼돈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산실 지원 사업으로 선정, 공연되어 현대적 감각과 서정적 아리아로 큰 호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리톤 김진추가 쉰 살의 남자를,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이 여가수의 역을 맡아 열연한다.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 프리마돈나 신영옥의 오페라 콘서트

해마다 수준 높은 공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오페라페스티벌 야외 공연이 올해는 더욱 특별한 무대로 채워진다. 한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 신영옥의 오페라 콘서트가 그것. 신영옥이 대표 아리아와 아름다운 듀엣 곡들을 다른 성악가들과 함께 꾸민다.

 
따듯한 5월 저녁 야외에서 펼쳐지는 신영옥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무대를 통해 오페라의 매력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의 대표적 여성지휘자인 여자경이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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