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불이 나 불법체류자 등 보호 중이던 외국인 9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불은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수용돼 있던 방에서 발화한 뒤 옆방으로 번져 중국인 인명 피해가 특히 많았다.11일 오전 3시55분께 전남 여수시 화장동에 있는 법부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외국인 보호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1시간만에 진화됐다. 3층에는 쇠창살로 나눠진 6개의 방에 남자 51명이 8∼9명씩 분산 수용돼 있었는데 사망자는 모두 3층의 남자 수용자들이었고, 4층에 있던 여성 수용자 4명은 무사히 대피했다.국적별 사상자를 보면 중국인이 24명(사망 8명·부상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즈베키스탄 2명(사망·부상 각 1명), 스리랑카 1명(경상) 등이다. 이들 외국인은 여수, 순천 등에서 불법체류 등 혐의로 잡혀 와 본국 강제송환을 앞두고 있었다.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304호에서 처음 발생한 것만 확인했을 뿐 아직 정확한 화재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경찰은 304호에 수용돼 있던 중국인 김모(39)씨가 물에 적신 휴지로 감시 카메라를 가리고 나서 곧바로 불이 났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 일단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구조된 외국인 수용자들 가운데 일부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철창문을 열어준 것이 아니라 119소방대원이 열어 줬다”고 밝혀 관리사무소 측의 허술한 초기 대응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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