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 박수를 보낸다
  • 오경택
  • 등록 2014-12-31 09:14:00

기사수정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가 요즘 극장가는 물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제목은  ‘공무도하가’ 라는 고조선 시대의 한시에서 차용했음을 알 수 있다.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또는 공후인은 고조선의 시가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 고대 문학 작품이다. 첫 구를 따서 공무도하가라 부르기도 하고, 하프와 비슷한 악기인 공후를 타며 부른 노래라 하여 공후인이라고도 한다. 사언사구(四言四句)로 된 짧은 한시의 형태로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公無渡河 (공무도하)/公竟渡河 (공경도하)/墮河而死 (타하이사)’정병욱은 이 노래를 한국어로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저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임은 그예 물을 건너셨네/물에 쓸려 돌아가시니/가신님을 어이할꼬 ” 이 한시를 음미하다보면 상당히 절박하고 애절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번역과 배경에 대한 해설은 학자마다 이견이 있지만, 애틋한 사랑이 묻어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벌써 3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몇 년 전에 소를 주제로 했던 ‘워낭소리’(292만명) 도 잔잔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독립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했는데, 이번에는 ‘님아’가 그 뒤를 훌쩍 넘어 흥행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모든 영화와 대중가요가 그렇겠지만, 그 속에는 우리들이 희망하는 욕구와 우리시대의 결핍에 대한 보상심리가 동시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고난 후 하나같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한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장대한 스케일도 없는 그저 평범한 노부부의 사랑이야긴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 열광을 하게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우리사회가 그 만큼 진실한 사랑에 목이 말랐다는 증거일 것이다. 티브만 틀면 온통 사랑타령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소박한 사랑을 찾기가 힘든 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마도 사람들은 이들의 순애보적인 사랑에 큰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진짜 사랑은 물처럼 담백하기 때문에, 목이 마르기 전까지는 그 소중함을 모르는 법이다. 특히 기성 연기자가 아닌 실제 노부부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크게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물욕에 심하게 오염된 우리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또 어떻게 삶을 마무리해야 하는 가를 그 어떤 명강의보다 사실적으로 보여준 영화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어느 사회학자는 이 영화가 황혼이혼을 조금이라도 낮춰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 놓기도 했다. 부부가 한 평생을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새삼 다시 발견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황혼 이혼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이때, 이런 영화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또 진실한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겠다.

 

서양 속담에 “남자(여자)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재산 또는 최악의 재산은 바로 그의 아내(남편)이다“라고 했으며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려면, 여러 번 사랑에 빠지되 항상 상대는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 모르는 바는 아니다. 오죽했으면 행복한 결혼생활은 인내로 완성되는 전위예술이라고 했겠는가. 모처럼 가슴을 뎁히고 눈가를 촉촉하게 젖게 만드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에 박수를 보낸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2.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3.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석 맞이 첫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북구 양정동 오치골에서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6일(월), 북구 양정 생활체육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상설 무대에서 **‘제1회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지역 대표 캐릭터 ‘까미·.
  4. 신간 <죽음의 쓸모> 박미라 시인이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96번으로 나왔다.  박미라 시인의 시(의 특징)를 한마디로 축약하기는 어렵지만 거칠게 축약하자면 “정밀한 묘사에서 힘을 얻는 서사, 깊은 사유를 품은 어둑한 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이번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의 등뼈를 이룬다. 노련한 ...
  5.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불꽃’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후원으로 마련한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 ‘불꽃’을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문화공장 방어진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조선산업 역사를 개척해 온 노동자들의 땀과 열정, 치열한 삶과 고귀한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여, 산업역군으로 시대를 개척한 구민들...
  6. SSG의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 류효승, 네 타자 연속 홈런포 홈런 군단 SSG의 강타선이 또 한 번 프로야구사에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서막은 에레디아가 열었습니다.4회 첫 타자로 나와 NC 로건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습니다.다음 타자인 최정은 더 큰 아치를 그렸습니다.이번에도 타구가 왼쪽 방향으로 날아갔는데 관중석을 넘어가 장외 홈런이 됐습니다.이어 좌타자...
  7. 형용사의 쓸모 인생을 흰 도화지에 비유하곤 한다. 무엇을 그리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 하지만 아름다운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만큼이나 ‘어떻게’ 그리는지가 중요하다. 밑그림이 조금 부족해도 다채로운 색깔을 조화롭게 사용할 때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에 무엇을 그릴지를 고민하는 것이 ‘명사’형 인생이라면 어떻게 그릴지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