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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3차원 그래핀 나노프린팅 기술 세계 최초 개발
  • 최훤
  • 등록 2014-12-18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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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형 3차원 인쇄전자 소자 개발 등 활용 전망
▲ 액체 외벽에 곡면이 형성되는 ‘메니스커스’ 현상     © 한국전기연구원


도면과 재료만 있으면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끌 ‘21세기의 연금술’이라고도 불리는 3D 프린팅 기술. 과자, 장난감, 인공관절, 자동차 등 3D 프린팅으로 만들어 내는 물건들의 종류와 크기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거시적인 구조물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 구조체도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을까? 머리카락보다 수백배 얇은 굵기의 전기전자 회로를 3D 프린터로 손쉽게 인쇄할 수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으로 머리카락보다 수백배 가는 굵기의 나노미터급 3차원(3D)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3D 그래핀 나노프린팅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 개발됐다. 3D 나노 프린팅 기술 선점과 더불어 인쇄전자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KERI · 원장 박경엽)의 설승권 박사팀(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은 자체 정부출연금사업을 통해 미래형 전자소자 핵심소재인 그래핀으로 다양한 형태의 3차원 나노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3D 나노프린팅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 수준의 그래핀 3D 구조체를 다양한 형태로 프린팅하는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3D 나노프린팅 기술은 미래형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를 생산하는데 적합한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분야 발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로 관련 외신들은 주목하고 있다. 인쇄전자 기술은 다양한 기능성 잉크 소재를 직접 인쇄공정을 이용하여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 DVD(Digital Versatile Disc), LCD(Liquid Crystal Display) 등 디지털 가전은 물론 전자종이, 유연 물리화학센서 등과 같이 다양한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인쇄전자의 관련 기술 중에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3D 프린팅 기술임에도 아직까지 3D 프린팅 기술은 거시적인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전자소자 구현을 위해 요구되는 나노미터 수준의 미시적인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에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세대 그래핀 기반 유연 소자의 구현을 위해서는 대면적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그래핀 3차원 구조체를 원하는 위치에 제작할 수 있는 3차원(3D) 패터닝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에 KERI 연구팀은 기존 상용화된 3D 프린터로는 제작할 수 없는, 나노미터 단위의 구조체 제작과 새로운 프린팅 기술을 개발을 위해 초정밀하게 노즐(nozzle)을 제어(제어정밀도: ~250nm)할 수 있고, 초미세 프린팅 과정을 실시간 고해상도(~500nm)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3D 나노프린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초미세 노즐(nozzle)과 잉크 역할을 하는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 용액을 활용해 나노미터급의 극미세 3차원 나노구조체를 간단한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다. 이렇게 제작된 3차원 나노구조체는 평균 15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인 머리카락의 굵기에 비해 수백배 작은 크기다. 연구팀은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메니스커스(meniscus) 현상을 이용했다. 메니스커스는 표면에 있는 물방울 등을 일정 압력으로 지그시 누르거나 당기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방울이 터지지 않으면서 외벽에 곡면이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자체 개발한 3D 프린터로 그래핀 나노구조체를 인쇄하기 위해선 우선 그래핀 용액을 노즐과 프린팅을 할 기판에 사이에 접촉시켜 잉크의 메니스커스를 형성시킨다. 이후 노즐에서 잉크를 분사하면 산화그래핀이 메니스커스를 통로로 삼아 뿜어져 나오게 된다. 이 때, 잉크의 메니스커스 표면에서 물(용매)이 증발하고, 그로 인해 산화그래핀 사이에는 반데르발스 힘(분자내 강한 인력)이 작용하여 산화그래핀이 서로 결합하게 된다.

 

노즐을 이동하면서 이러한 과정을 연속 진행하면 그래핀이 쌓여진 3D 나노구조물이 만들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적층된 3D 산화그래핀 나노구조체를 열적 혹은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환원시키면 바로 전기가 통하는 그래핀 나노구조체가 제작되는 것이다.

 

KERI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프린팅 기술은 노즐을 움직이는 속도에 차이를 줌으로써 잉크의 메니스커스 크기를 제어하거나 산화그래핀이 나오는 경로를 한정함으로써 노즐의 구멍(1.3 μm. 마이크로미터) 보다 더 작은 나노미터급의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다. 즉, 동일한 노즐에서도 다양한 크기의 그래핀 나노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프린팅 기술에서는 노즐의 구멍 크기에 따라 제작할 수 있는 구조체의 크기가 한정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해 제작된 그래핀 나노구조체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기가 잘 통하고, 화학적·구조적 안정도가 높다. 열적·기계적 특성도 우수하여 휘거나 구부러지는 등의 충격에도 강한 특성을 갖는다.

 

또한 KERI의 3D 나노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그래핀 뿐만 아니라 금속, 플라스틱 등 다중소재의 3D 나노패턴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여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인쇄형 전기소자 구현에 활용될 수 있다. 향후 휴대폰 같은 스마트 전자기기를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앞당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설승권 박사는 “이번 개발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나노미터 단위의 그래핀 3D 패터닝(patterning)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성과”라고 강조하고 “개발한 3D 나노프린팅 기술은 그래핀 뿐만 아니라 금속,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3D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해 3D 패터닝을 위해 마땅한 기술이 없었던 인쇄전자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ERI 연구팀은 현재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관련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응용분야에 적합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술이전을 통해 빠른 시일 내 ‘3D 나노프린터’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재료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즈 (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최근호(11월13일)에 게재됐으며, 나노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포털사이트(미국)인 나노월크(Nanowerk)에도 소개되는 등 관련 국내외 연구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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