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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스펙보다 스토리를 선택한 20대들의 청춘 자서전을 책으로 엮었다. 팍팍한 세상에 지쳐, 꿈은 꿈 속에나 존재하고 자신만의 스토리란 비현실적이라 믿는 청춘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자소서 120개, 왜 나는 취업이 안 될까?>
‘학점 1.9, 토익 점수 없음.’ 이게 내 현실이었다. 열정적으로 대학생활을 보냈으니 당연히 어디서든 나를 원할 거라는 기대는 크나큰 착각이었다. 스펙보다 스토리를 내세운다면? 업무에 필요한 기본적인 스펙도 갖추지 않고 스토리를 말한다는 것도 웃겼다. 120번째 자소서가 탈락되던 날, 방에 틀어박혀 입학한 날부터 졸업할 때까지 대학생활을 전지 여섯 장이 차도록 일일이 적어보았다. - Story5. 대인기피증을 사진으로 극복한 포토그래퍼 중 (본문 P.46)
영어 학원, 자격증 취득 등 스펙을 위해 쓰는 돈은 나날이 늘어가는 반면,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는 팍팍한 현실, 어느덧 대학생들에게 꿈이란 ‘꿈 속에나 있는 개념’이 되었고, 스토리는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자들만의 특별한 무엇’이 됐다.
<평범한 20대, 32명의 ‘일단 뭐든 해보는’ 이야기, ‘덕후거나 또라이거나’>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일단 무엇이든 부딪쳐보며 자신만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20대가 있다. 술 먹다 떠오른 아이디어로 시작한 팟캐스트 '취업학개론'을 비즈니스로 만들고, 어쩌다 시작해서 우여곡절 끝에 만든 한 장짜리 잡지 '바로그찌라시'를 어엿한 웹진으로 발전시켰다. 고졸 출신으로 군대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해 대학에 진학하고 갖은 오해와 비난 속에서도 앱 출판사, '인디작가리그'를 열어 꿋꿋이 도전한다. 학점 1.9, 비전공자 출신 스펙으로도 한 PR회사의 어엿한 포토그래퍼로 자리 잡았다.
어딘지 서툴고 모자라고 때로는 이상하기까지 한 실수투성이 20대, 32명의 이야기를 모아서 엮었다. ‘엄친아’, ‘엄친딸’의 대단한 성공 신화가 아니다.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흔남흔녀’들의 이야기다. 평범하지만 흥미롭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32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언젠가부터 식상해져 버린 ‘열정’과 ‘도전’이란 단어가 다시 신선한 자극으로 살아난다.
사사건건 난관에 부딪치고, 매번 위기에 봉착하지만, 그저 그 일을 즐기며 하고 또 하고, 만들고 또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성공하여 잘 살고 있습니다.’라는 결말로 끝나지 않는다. ‘아직 우리는 매일 좌절하고 새롭게 용기를 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라는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로 미래를 열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