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애완견 수요가 급감, 애완견 값이 많게는 절반 이상 추락해 애견 판매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게다가 한때 너도나도 키우기 시작하면서 `팔려간′ 애완견들이 `비용 과다′를이유로 안락사를 당하거나 유기되는 등 `수난시대′를 맞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파리 날리는′ 애견센터 = 지난 18일 40∼50개 애견매장이 밀집해 있는 충무로 일대 애견센터들에 따르면 경기침체 이후 수요가 줄면서 애완견 값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0∼50% 가량 떨어졌다.
충무로 `e편한애견′ 관계자는 "슈나우저, 코커스파니엘, 미니핀 등 60만∼70만원대에 거래되던 애완견이 현재는 30만원대로 전체적으로 30∼50% 가량 값이 떨어졌다"며 "환불을 요구하거나 그냥 놓고 가는 손님도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월드컵애견′ 관계자는 "1년 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애완견 값이 전체적으로절반 가량 하락했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구매자가 없는 것이 값 폭락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애견종합병원′ 윤진근 수의사는 "애완견 치료를 위해 찾는 손님들이 거의 없을정도로 크게 줄었다"며 "근처 매장 중 장사가 되지 않아 문닫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 애완견 안락사.유기로 `수난′ = 선물용이나 혹은 충동적으로 팔려간 애완견의 경우 병이 들거나 관리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버려지거나 안락사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의 용역을 받아 서울시내에서 버려진 개들을 수거해 보호하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 따르면 구조된 애완견들은 지난해 1월 224마리, 2월 250마리에서 5월에는 713마리, 6월 641마리, 7월 808마리로 대폭 늘어났다.
올들어서도 버려진 애완견은 한달 평균 600마리 이상으로 지난달까지 꾸준히 집계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철민 사무국장은 "지난해 5월 이후 버려진 개의 숫자는 증가 추세로 이들 중90%는 일부러 내다 버린 애완견"라며 "수요자들이 충동구매를 하다 막상 키워보면신경 쓸 일이 많고,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아 유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동물구조.관리 상담을 맡고 있는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에서 요크셔테리어를 키워오던 A씨는 애완견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목뼈가 옆으로 돌아가자, `안락사 시켜달라′며 동물병원에 맡겨놓고 집으로 되돌아갔다.
이 단체 조희경 대표는 "애완견 안락사에는 1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가지만,수술비는 30만∼40만원이나 돼 개가 많이 다쳤을 때 주인이 안락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H아파트 인근에서 코와 귀에 털이 빠지는피부병에 걸린 코커스파니엘이 벤치에 노끈으로 묶여 버려진 채 발견됐다.
피부병의 경우 2∼3달 치료하면 완쾌되지만,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워 버려진 것.
조 대표는 "애완견도 하나의 생명인데, 충동과 호기심에 따라 우후죽순식으로구입했다 싫증이 나거나 부담이 되면 바로 유기해 버리는 책임감 없는 세태가 씁쓸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완견을 사들일 경우 수명이 다하는 15년 이상 책임지고 기를 수 있는지를 점검한 뒤 함께 키울 가족 구성원의 동의를 얻은 다음 구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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