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에서 현대문화까지 한국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가 총망라 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이 한국 고유의 스포츠로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0일 오후 7시(한국시간 11일 오후 1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실내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 출입구와 터키의 명문 이스탄불대학교가 만나는 ‘베야즛 광장’에 태권도 기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리허설 때부터 몰려든 1천여 명의 관람객들은 ‘한국-터키 태권도 시범단 합동공연’을 보며 감탄사와 ‘코레(코리아) 화이팅’을 연발했다.
한국 시범단이 호신술, 도미노 격파, 고공 발차기를 선보이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배경음악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이 흐르자 현장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터키 시범단 선수 중 여성 선수들은 터키 전통의상과 태권도복을 접목한 의상을 입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벨리댄스와 리본체조가 결합한 퓨전 태권도 쇼를 선보였다.
특히 터키 시범단의 네시베 감독은 태권도 유럽 챔피언 출신이다.
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터키 국가대표들과 전국에서 선발한 챔피언 등 26명으로 시범단을 구성하고, 한 달 동안 합숙훈련을 가졌다.
{2}
네시베 감독은 “종주국인 한국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고, 태권도 강국인 터키의 실력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터키 시범단에 이어 한국 시범단이 지상 5미터 높이에서 고공 발차기와 격파를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하리카(터키어로 훌륭하다, 멋지다는 뜻)’를 외치며 큰 박수로 화답했다.
곧이어 허공에서 격파된 송판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깃발이 무대 위로 펼쳐지고 ‘아리랑’이 흘러나오자 수백 명의 관람객이 무대 위로 올라가 선수들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어린이 관람객들은 격파된 송판을 가슴에 안고 집에 가져가기도 했다.
한국 시범단은 계명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소속 선수 15명이다. 태권도 공인 8단으로 태권도 교과교육학을 전공하고 일본 히로시마대 교육학 박사, 국기원 고단자 논술심사위원, 국제심판 등의 이력을 자랑하는 최성곤 교수가 이끌고 있다.
주장인 이득곤(23) 선수는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태권도를 보고 열광해주니 기쁘다. 우리 태권도가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면서 “터키 팀과 함께 연습한지 얼마 안됐는데 호흡이 척척 맞고 단합이 잘 된다. 역시 형제의 나라인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에서 온 여대생 큐브라씨는 “엑스포를 보러 일부러 이스탄불에 왔다. 오늘 도착해서 처음 본 행사가 태권도인데, 정말 멋졌다”며 “친척집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사촌들과 모든 엑스포 행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한국공연, 터키공연, 한-터 합동공연 등 모두 세 종류로 베야즛 광장과 아야소피아 앞 특설무대에서 번갈아 가며 매일 각 1회씩 3회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