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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이명박에 결국 칼 빼 들었다
  • 김만석
  • 등록 2013-03-12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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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시사했다. 당장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진 140곳 등 수백 개에 달하는 각 부처의 산하기관, 공기업 등에 인사태풍이 들이닥칠 전망이다. 이들 중엔 법적으로 잔여 임기가 보장된 곳도 상당수여서 물갈이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은 ‘강력하고 힘찬 정부’로 가는 수단으로 인사를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가 막중한 과제들을 잘해 내려면 인사가 중요하다”며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원칙은 전문성이 있고 내부에 신망이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며 “낙하산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평가) 과정 없이 임기가 보장되는 일은 없다”며 “모든 공공기관이 (인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간 청와대 주변에선 “박 대통령의 스타일에 비춰 보면 전면적인 인적 개편은 없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우세했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법과 원칙을 강조해 온 만큼 이명박 정부에서 기용된 공공기관장이더라도 임기를 보장할 것이란 얘기였다.

 이런 예상을 깨고 박 대통령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엔 일부 기관장이 노골적인 ‘연임 굳히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간 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어떤 기관장은 인사로비에 나서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임기가 보장됐다는 얘기를 흘리고 다닌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그런 보고를 받고 매우 불편해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조직 개편이 국회에서 가로막히는 바람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정부 출범 초기의 보름가량을 허송세월로 보낸 데 대한 반작용의 성격도 있다. 이에 따른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전면교체 기류가 강해졌다.

 이명박 정부 초반에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버티면서 2008년 촛불시위 때 정부에 협조하지 않는 양상을 보였던 경험, 이명박 정부 말기에 공공기관에 상당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 것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5일 당선인 시절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관행에 제동을 걸며 “국민께도 큰 부담이 되는 거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었다.

  현직 공공기관장들도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곧 물러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등재된 공공기관장 295명 중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은 모두 29명으로 나타났다. 자리 보전을 위해 뛰는 인사들도 있지만 임기가 수개월 이상 남은 기관장들이 사표를 내는 경우도 있다. 가령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임기가 10개월 남았지만 박 대통령 취임 일주일 전에 사의를 표했다.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9월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1월 말 사표를 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인해 지난해 임기 연장에 성공한 기관장들도 자진해 자리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임기를 3년 채우고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이지송 LH 사장,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이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장 물갈이에 대해선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늘 정권 초기마다 전문성을 강화한다고 하고선 새 낙하산이 오곤 했다”며 “나름 열심히 하고 전문성이 있는 분들도 꽤 있는데 정권 초기마다 수장이 바뀌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대적 물갈이는 전·현정권 인사 간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 때 사퇴 요구를 거부한 노무현 정부 인사들에 대해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뒷조사를 벌여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비화한 게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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