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함의 일본 함정과 헬기에 대한 사격관제 레이더 조준 사건 이후 중국 군부 고위장성들이 ‘전쟁불사론’을 거론하며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은 중국군 최고위층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류위안(劉源)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상장·한국군의 대장)은 4일 “지금 국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평화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유지하는 것이지만 전쟁을 해야 할 때는 전쟁을 해야 한다는 점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보도된 ‘18차 당대회 정신 학습보고서’를 통해서다. 그는 이어 “큰 전쟁을 해서는 안 되지만 그러나 일단 싸우면 모든 부문이 전시상태로 전환돼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추격을 두려워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우리의 발전을 억제하려 하는데 우리는 그들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류 정치위원은 또 “당 중앙이 결정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무력을 동원해 전쟁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치젠궈(戚建國)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중장)도 이날 해상안전협력문제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의 안전 위협은 주로 해상에서 발생한다”고 전제하고 “(군은) 국가주권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단 한 치의 영토도 줄어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먼저 해상충돌을 유도하거나 어떤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지는 않겠지만 영토와 해양주권과 이익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 부참모장의 이 같은 발언은 5일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졌다.
황둥(黃東) 마카오 국제군사학회 회장은 6일 홍콩 명보(明報)에 “사격관제용 레이더를 조준한다는 것은 사실상 발포 직전의 행동이기 때문에 군 최고 지휘부의 지시가 있을 때만 가능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군은 이번 레이더 조준으로 일본에 대해 최고 수준의 경고를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상당한 손실도 입었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에 따르면 레이더 조준은 곧바로 상대에게 아군의 주파수 대역을 노출시키기 때문에 평화 시에는 거의 시도하지 않는 군 기밀사항에 속한다. 그는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중국군은 레이더 주파수가 일본 해상 자위대에 노출됐기 때문에 주파수 대역을 바꿔야 하며 상당한 시일과 관련 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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