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식은 본인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발생한다. 많은 탈북자들은 "한국 내 탈북자 차별이 심하다"고 말한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는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주민등록번호 쪽을 꼼꼼히 살피더니 면접에서 떨어졌다"면서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탈북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 면접에서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원이 안성에만 있었던 시절에는 탈북자들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남자 1252, 여자 2252로 시작됐다. 주민등록번호를 보면 탈북자 출신인 것이 알려지기 때문에 부당한 처사라며 시정이 요구됐고, 2007년 6월부터는 배정받은 거주지 기준으로 주민등록번호가 발급되고 있다.
앞서 주민등록번호에 차별이 있다고 말한 탈북자는 입국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탈북자로, 그녀의 주민등록번호로는 탈북자라는 것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면접에서 떨어진 원인을 주민등록번호 때문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여성 탈북자는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부모님 초청 행사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북한 억양 때문에 아이가 나를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악구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모 씨는 "직장에 다니는 부모님들은 부모님 초청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사 참석률은 40%정도"라면서 "아이들이 부모님께 부담이 될까봐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어머니에게 부담이 될까봐 알리지 않았다는 생각보다도 북한 억양 탓으로 돌리고, 역량이 부족한 이유로 면접에서 불합격해도 '탈북자라 불합격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성공한 탈북자를 만나보면 차별에 대한 의식이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 그들이 말하는 차별이란 '마음속의 차별'이다. 사회는 차별이 없지만 스스로 차별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탈북자라는 것을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개인 사업을 하는 한 탈북자는 "탈북이 죄가 되느냐"면서 "탈북자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심리적 차별의 원인을 마음속에서 찾는 습관을 가져야 극복할 수 있다"면서 "먼저 스스로에게 당당하라"고 조언했다.
차별의식은 어떤 제도 때문이 아닌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한 마음 때문에 생긴다. 마음에 있는 벽을 허무는 날, 차별의식도 사라질 것이다. 내면적 요소를 제거하고 당당하게 생활하는 성공한 탈북자들처럼, 외부적 요소를 탓하는 많은 탈북자들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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