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가 군사용으로 사용되기 시작된 이후, 공중우세는 공군이 지향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가치가 되었다. 공중우세란 공중전투에 의해 적 전투기의 활동을 저지하거나 격파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개념에 따라 공중에서 적 전투기만을 전문적으로 요격하는, 공중우세 전투기가 등장한다. 미국이 개발한 F-15 이글은 대표적인 공중우세 전투기로, 1976년 전력화에 성공한 이후 전설적인 실전 기록을 세우며 오늘날까지도 세계 최고의 전투기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의 F-86 전투기는 공중전에서 10:1의 격추교환비를 기록하며, 한반도의 제공권을 장악하는데 일조한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은 F-86 전투기 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F-4 팬텀 Ⅱ(Phantom II) 전투기가 등장했지만, 격추교환비는 3:1에 불과했다. 베트남 전쟁의 공중전 결과, 미군은 공중전에 특화된 전투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결국 미 공군은 1965년부터 제공권 장악을 주 임무로 하는 성능이 우수한 차세대 전투기의 개발에 나선다. 그러나 1967년 구 소련이 최고속도가 마하 3으로 추정되는, MiG-25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은 MiG-25 전투기에 대응하기 위해, 마하 2 이상의 속도로 장시간 초계비행이 가능한 전투기를 요구한다. 8개 회사가 참가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 끝에 1969년 맥도널더글라스(McDonnell Douglas)사(현 보잉사)의 시제기가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되었다.
1972년 7월 27일 첫 비행에 성공한 F-15A 1호기.
F-15 전투기는 이륙직후 60초 만에 10,000m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1972년 6월 26일 시제 1호기가 출고되었고, F-15A라는 제식명칭과 함께 이글이라는 별칭을 가지게 된다. F-15 전투기는 쌍발 터보팬(Turbofan)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의 공중우세 전투기이다. 베트남 전 당시의 공중전 교훈을 받아들여 근접 공중전에 대비해, 기체는 초음속과 음속을 가로지르는 속도의 비행에서 높은 기동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공대공 미사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파괴력이 강한 20mm M61A1 벌컨포를 기총으로 장착했다. F-15 전투기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AN/APG-63 레이더를 장착해 기체 하방 탐색 및 공격이 가능했고, 100Km 이상 떨어진 적기를 조기에 탐지하고 동시에 다수의 적기를 원거리에서 요격할 수 있었다. 이밖에 적기를 육안으로도 쉽게 식별하기 위해 넓은 시야의 조종석을 채택했다. 높은 추력대중량비를 자랑하는 F-15 전투기는 이륙직후 60초 만에 10,000m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F-15 전투기는 가시권 밖 요격능력 외에도 뛰어난 근접 공중전 성능을 가지고 있다.
1975년에는 해외 국가로는 최초로 이스라엘에 F-15A/B 전투기 23대가 판매되어, 1977년부터 이스라엘 공군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F-15A/B 전투기는 1979년 시리아 공군의 전투기를 격추 시키며, F-15 전투기 최초의 킬 스코어(Kill Score)를 기록한다. 이후 이스라엘 공군의 F-15A/B 전투기는 시리아 공군과의 공중전에서 50여대의 전투기를 격추시키면서, F-15 전투기를 공중전의 전설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1979년부터는 F-15A/B 전투기의 엔진과 레이더를 개량한 F-15C/D 전투기가 등장한다. F-15C/D 전투기는 1991년 걸프전과 1999년 코소보 전쟁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수많은 격추기록을 세웠다. 실전 배치 후 2008년까지 F-15 전투기는 공중전에서 단 한대의 손실 없이 104대의 적기를 격추시켰으며, 이 기록은 공중전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공군의 F-15 전투기는 시리아 공군과의 공중전에서 50여대의 적기를 격추시킨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의 F-15C/D 전투기는 1984년 6월 이란 공군의 F-4E 전투기 2대를 격추시켰다.
1980년대 초 미 공군은 F-111 전폭기를 대체하면서, 공중전과 지상 폭격 능력을 겸비한 이중 임무 전투기 개발계획을 추진한다. 당시 제너럴 다이나믹스(General Dynamics)사(현 록히드 마틴사)의 F-16XL과 복좌형인 F-15B를 개조한 F-15E 전투기가 후보기종으로 선정했다. 1984년 2월 경쟁 끝에 F-15E 전투기가 이중 임무 전투기로 선정되었다.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는 F-15E 전투기는 공대공 및 공대지 2개 모드로 운용 가능한 APG-70 레이더를 탑재했고, 전투기의 항속거리와 무장장착능력을 늘리기 위해 컨포멀(Conformal) 연료탱크를 장착했다. 컨포멀 연료탱크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투기의 외형과 유사한 형태로 제작된 외부 연료탱크를 말한다.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은 기존의 F-15B를 개량, 공대지 능력을 추가하여 전천후 전폭기로 다시 태어난 기체이다.
컨포멀 연료탱크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투기의 외형과 유사한 형태로 제작된 외부 연료탱크를 말한다.
F-15K 전투기는 F-15E 계열 전투기의 최신 버전 중 하나로, 지난 2002년 차기 전투기 사업을 통해 공군의 차기 전투기로 결정되었다. F-15K 전투기의, “K”가 의미하는 것은 Korea의 약칭으로 한국형을 뜻한다. F-15K 전투기는 우리 공군의 작전요구에 따라 기존 F-15E 전투기에는 없었던 무장과 항공전자장비들을 추가했다. F-15E 계열 전투기 가운데 최초로 중거리 공대지 순항 미사일인 SLAM-ER을 운용하며,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와 최신 야간 저고도 항법 및 조준장비인 타이거 아이(Tiger Eyes)를 탑재했다. 또한 헬멧장착 시현장치(JHMCS)와 다 목표 공격능력이 강화된 AN/APG-63(V)1 레이더 그리고 추력이 강화된 엔진이 장착되었다. F-15K 전투기는 국민공모를 통해 슬램이글(Slam Eagle)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슬램이글의 “슬램”은 적을 보면 반드시 격추시키는 조종사의 투혼을 의미한다. 근래에는 영화 [R2B: 리턴투베이스]에서 공군의 F-15K 슬램이글(Slam Eagle) 전투기를 실사 촬영하여 화제가 되었다.
대한민국 공군의 F-15K는 영화 [R2B:리턴투베이스]에 등장, 공중전 장면을 선보였다. <사진 출처: CJ E&M>
F-15E 전투기는 1991년 걸프전을 시작으로 2011년 대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딧세이 여명 작전에 이르기까지, 주요 전쟁에 참가하여 위력적인 성능을 과시했다. F-15 전투기의 제작사인 보잉사는, 지난 2009년 3월 스텔스 성능이 가미된 F-15SE 사일런트 이글(Silent Eagle) 전투기를 발표했다. F-15SE 전투기는 F-15E 전투기의 레이더 반사면적을 최소화시킨 반면, 공대공 및 공대지 능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이기 위해 컨포멀 연료탱크를 개조한 내부무기탑재실을 장착했으며, 내부무기탑재실 내부에는 공대공 미사일은 물론 공대지 무기까지 다양하게 탑재할 수 있다. 또한 필요에 따라서 내부무기탑재실을 제거하고, 기존의 컨포멀 연료탱크를 장착해 F-15E 전투기 고유의 무장 체계로 손쉽게 바꿀 수 있다. 보잉사는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인 FX 3차 사업에 F-15SE 전투기를 제안한 상태이다.
F-15SE 전투기는 최신형 F-15 전투기로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이기 위해 수직 꼬리 날개를 15도 외각으로 기울였고 내부무기탑재실을 장착했다.
F-15SE의 내부무기탑재실에는 공대공 미사일은 물론 공대지 무기까지 다양하게 탑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