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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성장통 극복하려면
  • jihee01
  • 등록 2012-06-22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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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 그때는 모두가 아프다. 세상이 끝날 것처럼 한숨을 쉬고 일탈하기도 한다. 이유 없는 반항과 가출도 이때 벌어진다. 몸은 어른처럼 커졌으나 여전히 정신은 미성숙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춘기를 겪고 큰 성장통에 괴로워한다. 사람들이 모여 만들고, 의욕적으로 성장시켜 온 기업 역시 반드시 비슷한 과정을 겪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기업의 사춘기'에 비유한다. 기업 생애 주기에서 미래 기업의 모습이 확립되는 결정적 시기라는 것. 사람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인생관을 확립하듯이, 기업은 '기업 생애 주기상 사춘기' 때 자신이 추구하는 기업 가치와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따라서 진단과 처방도 청소년기 성장통 극복과 유사한 형태를 띠게 된다. 이때 중소기업의 CEO는 마치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처럼 가장 적절한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어줘야 한다.

◆ 정체성 혼란? 진짜 장점을 발견하라!

설립 초기 기업들은 대개 고객과 단일한 접점을 통해 단순하고 직접적인 거래를 하면서 성장한다. 그런데 급속하게 성장하다 보면 성장 속도를 따라잡는 것만으로도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와 필요를 곧바로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시장과의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기업은 추진력과 경쟁력을 잃게 되고, 매출도 하락하기 시작한다. 부모와 사회의 기대가 커지고 다양한 부담이 다가오면서 기성세대와의 소통도 어려워진 사춘기 청소년과 유사한 상황이 된다.
CEO는 기업 조직이 이 시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진짜 장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더그 테이텀 회장은 "시장과 다시 소통하기 위해서는 경영자 자신이 고객을 대할 때 뛰어나게 잘했던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해 그것을 경영자 개인만의 장점이 아닌 기업 전체의 장점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주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은 "기업이 성장통을 겪을 때 장차 낮은 가격과 차별된 품질 중 무엇을 기업 고유의 무기로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의 성장 경로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미국의 악기 전문점 '조지 뮤직(George's Music)'.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은 '고객에 대한 친절한 태도'에 있었다. 다른 지역에 분점을 내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태도를 통제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때 이 회사의 CEO인 조지 하인스는 매장 문을 어떻게 여는지, 고객이 환불을 요청할 때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등 세세한 행동까지 모두 매뉴얼로 만들었다. 조지 뮤직의 문화와 어울리는 사람을 찾기 위해 단 한 사람을 뽑을 때에도 수백 명을 면접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 '적절한 무관심'도 약

부모의 간섭에 저항하는 말을 처음 들은 부모는 자녀에게 사춘기가 도래했음을 깨닫는다. 다수는 큰 충격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부모에 종속돼 있던 자녀가 조금씩 독립해가는 과정이다. 때론 무관심이 약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설립돼 조직원이 40명 정도가 될 때까지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 40명이 넘어서면 '권한이양(Empowerment)'이 중요하다. 박주영 원장은 "한 상사가 얼굴만 봐도 직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통제 가능한 직원의 수(span of control)는 평균적으로 7명이다. 조직이 커짐에 따라 권한이양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원이 100명을 넘어서부터는 외부 인재 수혈이 중견기업, 나아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큰 조직을 이끌었던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이식 PwC 상무는 "대기업 출신이라 해도 이미 만들어져 있는 시스템을 관리만 해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때는 베테랑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첨단 IT기업으로 설립 6년 만에 매출 300억원을 돌파하고 직원 수도 100명까지 늘어난 B기업은 '지나친 관심이 독'이 된 전형적인 사례다. 사장이 모든 것을 직접 챙기고 지시하면서 급성장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최근 들어 매출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사장의 '치밀하고 꼼꼼한 관여'가 직원들의 창의력을 막아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B기업의 이사는 "새로운 제안서를 만들어도 사장이 항상 바꾸기 때문에 그냥 사장 지시를 받는 게 속이 편하다"고 말했다. 반면 마찬가지로 직원 수가 100명을 돌파한 후 직원들 간 소통이 안돼 어려움을 겪던 DS제강은 이제원 대표 취임 후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부여하면서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1분기 2200t에 불과했던 강관 매출이 4~5월 두 달 동안에만 2450t을 넘어섰을 정도다.

◆ '조급증'은 절대 금물

부모의 조급증은 아이를 망친다. 모범적으로 생활하며 성장하던 청소년이 어느 순간 망가지는 건 '그동안 잘해 왔다'는 사실만 믿고 능력 이상으로 공부나 자기계발을 밀어붙이는 부모 탓이다. 마찬가지로 CEO의 '빠른 성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 역시 중소기업을 망치는 주된 요인이다. 리 머러 미국 중소기업투자회사협회(NASBIC) 전 회장은 "성장 기업들은 너무 빠른 성공을 경계해야 한다. 성공하면 돈 쓸 곳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그 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져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이정욱 언스트앤영 한영 파트너도 "최근 자금 사정이 악화된 모그룹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무리한 확장에 의한 재무구조 악화가 성장 기업이 저지르기 쉬운 가장 큰 실수"라고 설명했다.

이는 원재료 구입, 재고 투자ㆍ시설 확충 때는 즉각적으로 현금이 유출되지만, 매출에 따른 현금 유입은 시간이 지난 뒤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성장 속도가 빠를수록 현금 흐름 상황은 더욱 빠듯해진다. 현금 흐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현금이 부족해 부도가 날 수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충분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확실한 비전을 투자자에게 제시해야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자본 부족 현상을 피할 수 있다.

◆ 성장통 최고의 치료제는 '비전'

기업이 성장통을 겪을 때는 기업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인 경우가 많다. 이때 경영자는 조직의 추진력(momentum)을 유지하는 데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직원과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좋은 날이 오리라는 점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기업조직이 비전을 갖게 되면 어느덧 기존의 문제는 대부분 해결돼 있는 경우가 많다. 방황하던 청소년이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부모를 비롯한 사회와 다시 소통하면서 자신의 비전을 수립했을 때 어른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원리와 같다.

추진력은 회사의 미래가 현재보다 더 나아지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추진력은 측정될 수 없고, 대차대조표에 표시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전진하고 있다는 느낌과 분위기는 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고통스러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고비를 넘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이를 위해 경영자 스스로가 낙관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가끔씩 일부러라도 휴가를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경영자 혼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올 때 머리를 식히고 오면 정서적인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 경영자의 긍정적인 심리는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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