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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쎈타,가을걷이와씨앗전쟁
  • 박휘철
  • 등록 2011-09-26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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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와 씨앗전쟁


가을이 되면 들판의 곡물을 거두어들이는 수확의 때가 온다. 추수라 부른다. 농부는 가을걷이 일부를 잘 보관해 다음 해의 농사를 준비한다. 씨앗, 그게 오늘의 얘기다. 기계공학 전공인 필자도 6개의 로봇을 기본으로 이미지, 환경, 위생, 물류, 바이오의 기능을 더한 ‘식물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공장의 입구에다 씨앗을 넣어주면 일정기간이 지나 10배쯤 되는 물량의 우량씨앗이 자동으로 생산되는 공장 개념이다. 파종-생육-수확-보관의 과정이 들판과 그것과 거의 비슷했다.

씨앗이 죽어 다시 씨앗으로 태어나니 이는 자연의 법칙이다. 쌀의 경우 한 알을 심으면 2,000개의 알곡이 나오게 되고 인간은 이 자연과의 약속아래 농사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미 오래 전의 얘기가 되고 말았다.


외국 종자회사가 국내농업 좌우


첫 번째는 인간의 욕심이 도를 지나쳐 먹을 만큼의 양을 훨씬 넘어 다량생산이 불가피하게 되고 이에 따른 전문화, 분업화로 말미암은 전문공급자의 등장이다. 두 번째는 그 씨앗을 다시 파종하게 되면 특허법에 걸린다는 점이다. 즉, 위에서 말한 전문공급자의 고유 영역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씨앗공급자를 종자회사, 그들이 하는 일을 종자산업이라 하고 또 이것을 무기처럼 휘둘러 드디어 씨앗전쟁에 이르렀다. 농민이 씨앗 생산기능을 종자회사에 의존하게 되니 그들 없이 생산이 불가능해지고 둘 간의 상호보완의 시작이 상하 종속관계로 심화된다. 공급자는 힘이 세어지고 상대적으로 수요자인 농민은 점점 약해져간다.

더구나 종자를 공급하는 것은 우리나라 농민이나 종자회사가 아니다. 세계 굴지의 외국회사다. 이들 회사는 농산품 거래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농약을 만드는 화학약품회사가 종자의 가격은 물론이거니와 씨앗 주고 병 주고 약 주고, 그야말로 식량에 관한 모든 것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농사를 짓는다 함은 그들이 정한 메뉴와 그들의 방법에 따라 우리의 토지에서 우리의 노동력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00만 농민과 농업인이 씨앗을 빌어다가 경작해서 그 수확물을 납품하는 임가공의 형태가 오늘날 우리나라 농업구조다.

불행하게도 이런 행태는 농업 외에도 주변의 많은 산업이 다 그러하다. 다만 공산품은 원료를 들여다 공장에서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지만 농업은 토지에서 산출량을 달리해 수익을 올린다는 게 다른 점이다. 많이 생산하면 생산할수록 일본으로부터의 관련 부품이나 재료의 수입량이 불가피하게 커지는 기계산업처럼 농산품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러한 종자의 문제는 곡물 외에도 화훼, 나무, 물고기, 조개, 소나 돼지, 닭과 같은 모든 농수산물에 공히 적용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특허법이나 국제협약에 의해 보호를 받을 만큼의 내 종자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국내 종자산업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고유 종자를 잘 지켜내는 한편 어차피 장기전인 이 전쟁에 대비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고유종자 보호 개발 적극 투자를


종자 개발은 결코 쉽지 않다. 사람도 3대를 가야 그 집안을 들여다 볼 수 있듯이 종자 또한 이와 같다. 사람처럼 100년은 걸리지 않더라도 수율, 냉해, 온해, 병충해, 농약 등 농작물 전 주기의 일생에 필요한 조건을 달리한 실험과 검증을 거쳐 씨앗이 몇 대에 걸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최소한 5년은 기다려야 하고 이에 따르는 모든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단순한 몇 가지 종으로부터 오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종자의 다양화 역시 병행돼야 한다.

근래 선진국을 정의함에 있어 변하지 않은,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원칙은 농업생산국이 곧 선진국이고, 농산품 수출이 많은 나라가 곧 잘 사는 나라라는 점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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