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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4000억대출’수사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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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10-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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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광옥 최고위원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 고소
7일 오후 민주당 한광옥 최고위원이‘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4000억원 대출, 대북지원 의혹’과 관련해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 범위와 대상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어떤 식으로든 계좌추적에 손을 댈 경우 사건의 핵심인 대북(對北) 비밀지원 여부 확인으로까지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8일“4,0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수사는 추가 고발이나 특별한 수사단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선을 그으면서도“수사는 항상 가변적인 것이라 미리 잘라 얘기할 수는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 최고위원은 고소장에서“엄 전 총재는 지난 4일 국회 재경위 국감장에서‘이근영 금감위원장한테서 청와대 한 실장의 지시로 현대상선 대출 건을 처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위원장은 이를 부인했다”며 “아무런 근거도 없는 허위사실로 나를 대북 비밀지원의 주역으로 지목해 명예를 손상시키고, 남북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도 퇴색시켰다”고 주장했다. 서울지검은 이 사건을 이날 오후 형사4부 서범정 부부장검사에게 배당했다.
앞으로의 관심은 검찰이 대북지원설의 사실여부 4000억원이 대출된 경위 정부 고위인사의 대출과정 간여 여부 4000억원의 계좌추적 등 이번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를 할지, 아니면 한광옥 최고위원이 대출에 개입했는지 여부만 수상 대상으로 삼을지이다.
검찰 일부에서는 수사가 착수되면 한 최고위원과 엄 전 총재뿐 아니라 이근영 금감위원장과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청와대 경제장관회의 참석자 등을 불러 엄 전 총재 발언의 진위 여부를 폭넓게 파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면적인 수사가 가능하겠느냐고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고소된 내용만 가지고 대북송금과 편법대출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면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한 최고위원이 대출에 관여했는지 여부만 가리는 수준에서 수사를 최소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어떻든 산업은행과 현대상선,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에 대한 4,000억원 대출경위 조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돈의 흐름을 조사할 수밖에 없어‘제한적인 범위’에서의 계좌추적은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더구나 현대상선 김충식 사장도 조사대상에 포함되면서 4,000억원 사용처에 대한 조사 가능성은 처음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 김 사장은 2000년 엄 전 총재에게 “산업은행에서 빌린 돈은 구경도 못했으니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검찰이 계좌추적을 하더라도 돈의 사용처를 정확히 밝혀낼 수 있을 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4,000억원이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국가정보원 등 단순한 루트를 통해 북한으로 송금됐다면 계좌추적이 쉬울 수 있다.
반면 기업간 복잡한 자금거래나 돈세탁 또는 환치기 과정을 거쳤다면 돈의 행방을 찾는 데만도 수주일 이상 걸린다는 것이 검찰의 얘기다. 실제 현대상선이나 관련기업의 해외법인이나 지사만 100여군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계좌추적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형사부의 인력만으로는 광범위한 계좌추적이 불가능하며 특수부 계좌추적반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형사부라고 계좌추적을 못할 건 없다”며 “필요하면 특수부에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고 수사인력을 보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현 단계에서 대북 비밀지원 수사는 힘들다”는 입장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김선배 기자> ksb@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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