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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 줄줄이 '좌초'…‘퇴출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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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1-03-22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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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을 전문으로 해 온 중견건설사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잇달아 추락하면서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무려 세 차례에 걸쳐 단행한 건설사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 워크아웃행을 선택하는 회사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을 진행중이던 건설회사가 도산 위기에 몰리고, LIG건설 등 중견그룹 계열사들 조차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건설업계는 충격에 빠져 있다.
 
업계에는 그동안 살얼음판을 걸어오던 일부 중견 건설사의 생존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중견 건설사의 경영난이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22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기업 가운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는 줄잡아 25개가 넘는다. 상위 100위권 건설사중 4분의 1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아파트 사업을 위주로 한 중견 건설사들이 줄줄이 나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세차례의 구조조정에서 'B등급'을 받아 자력 회색 가능성이 점쳐졌던 동일토건(시공능력평가 49위)이 지난해 말 결국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해서 워크아웃을 신청한데 이어 지난달 8일에는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던 월드건설(73위)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수원에 본사를 둔 중소 건설사인 대림건설(194위)은 최근 최종 부도 처리됐다.
 
효성그룹의 자회사인 진흥기업은 중견그룹의 계열사임에도 불구하고 부도 위기에 몰려 건설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그룹의 자금 지원으로 가까스로 최종 부도 위기를 면하긴 했지만 주택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자력 회생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LIG건설이 21일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건설업계에 상당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LIG건설의 경우 최근 공격적인 수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과거 건영 시절부터 이어오던 주택의존도를 낮추고 토목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SC한보건설을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면서 중견 건설사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의 관계자는 "건설업계는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줄도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최근 2~3년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심화된 것은 주택경기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가 플랜트, 토목, 건축, 주택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온 것과 달리 이들 건설사는 오직 주택사업에만 '올인'하다 화를 키웠다.
 
주택경기 침체가 최근 3~4년간 지속되면서 미분양, 미입주 물량이 증가해 자금이 묶이고, 신규 사업 중단으로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만 확대되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지난 1월 아파트 분양은 고작 1천333가구로 지난해의 8%선에 불과할 정도로 주택 분양시장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대형 건설사는 미분양이 발생해도 플랜트, 토목 등 다른 분야에서 만회가 가능하지만 중견 건설사는 주택사업 하나가 실패하면 유동성에 엄청난 타격을 미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감소한 것도 중견 건설사의 숨통을 죄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공공부문의 총 수주액은 38조2천368억원으로 2009년보다 34.6% 감소했다.
 
올해 공공수주는 작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건설사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4대강 사업을 비롯한 대형 국책사업 발주가 끝나며 공공부문의 일감이 많이 줄었다"며 "주택실적 부진을 공공 공사를 통해 만회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게 건설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 경영을 하는 워크아웃 업체들도 살얼음판을 걷긴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워크아웃 업체들이 사업부지나 사옥 등 자산을 내다팔고, 인력을 줄이며 자구노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은행관리에 묶여 신규 사업 수주에 애로를 겪고 있다.
 
워크아웃중이던 월드건설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채권단에 추가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해왔지만, 부실 우려를 이유로 거절당해 법정관리로 내몰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신규 주택사업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아마 착수한 사업이야 어떻게든 굴러가겠지만 미래의 먹거리가 없는데 회사가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워크아웃 건설사 관계자는 "채권단의 관심은 오직 단기채권 회수뿐이며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나 지원은 전혀 없다"며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된다면 워크아웃 업체 중에서도 무너지는 곳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분위기가 흉흉해지면서 지난해 6월 건설사 신용위험평가에 낮은 등급을 받은 중견건설사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당시 대주단 협약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유지해온 워크아웃 건설사에 대해서도 채권단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을 한 일반종합건설회사는 총 306개사로 2009년의 241개사보다 26.9% 증가했다.
 
지난 2월 한 달 사이에 부도가 난 일반건설업체는 전국에서 모두 8개사로 전년 동기(6개사)보다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차례는 어떤 회사가 될 지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건설업계는 주택 및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악순환은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업계엔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멀쩡한 회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주택 및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한계에 다다른 회사를 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건설회사의 연쇄부도로 주택시장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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