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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9년...일본 정부 방사능 제염 실패
  • 김태구
  • 등록 2020-03-09 1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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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풍과 폭우로 방사성 물질 확산, 후쿠시마 전역 재오염 진행 중
  • 시민 이동 잦은 후쿠시마 시내 중심가에서 방사선 고선량 발견
  • 올림픽 성화 출발하는 J 빌리지, 제염 작업 후에도 핫스팟 발견


▲ [나미에 귀환곤란구역(2019.12)/그린피스 `후쿠시마 방사선 오염의 확산` 캡처]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9주년(3월 11일)을 앞두고 오늘(9일)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 기상 영향과 재오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팀이 지난해 10월과 11월 약 3주에 걸쳐 후쿠시마 현지에서 실시한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그린피스는 현장 조사에서 방사성 오염 물질이 이동해 재오염이 진행된 증거를 발견했다. 지난 10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이 컸다. 조사팀은 제염이 불가능한 산림 지역에서 고준위 방사성 세슘이 도로와 주택 등 여러 곳으로 퍼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그린피스 조사팀은 일본 정부가 주민 귀환을 지시한 나미에와 이타테의 피난지시 해제지역을 방문했다. 나미에 마을 내 조사한 5,581곳 중 강 제방과 도로 99%는 일본 정부 제염 목표치를 웃돌았다. 이곳의 평균 선량은 0.8μSv/h(시간당 0.8 마이크로시버트), 최댓값은 1.7μSv/h로 사고 이전보다 20배 높았다. 마을 학교 주변 45%에 이르는 지역은 1년간 연속 노출됐을 때 최대 17mSv/h(시간당 17 밀리시버트)의 피폭을 당할 수 있는 수치였다. 이는 국제 방사선 방호 위원회의 일반인 연간 한도 선량의 17배에 이른다. 피폭에 민감한 청소년에게 노출되어선 안 되는 수준이다.


스즈키 카즈에 그린피스 일본 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기상으로 인한 방사성 재오염은 여러 세기에 걸쳐 지속될 것이다.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모든 것이 정상화' 되고 있다는 표현은 현실과 다르다. 일본 정부는 제염 작업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도쿄올림픽 성화가 출발하는 J 빌리지에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팀은 그곳에서 71μSv/h에 달하는 핫스팟(Hot Spot, 방사선 고선량 지점)을 발견했다. 2011년 사고 전과 비교했을 때, 1775배에 이른다. 지난 11월 그린피스 방사성 조사 결과 서신을 받은 일본 정부는 제염 작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12월 J 빌리지를 다시 찾은 그린피스 조사팀은 핫스팟을 추가로 발견했다.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 관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비판받는 이유다.


후쿠시마 시내 중심부에서도 핫스팟 45곳이 발견됐다. 핫스팟은 도쿄행 신칸센 탑승구 근처와 도로 등에 산재했다. 가장 높은 핫스팟은 10cm 높이에서 5.5μSv/h로 측정됐다. 이는 2011년 원전 사고 전보다 137배 높다. 핫스팟 45곳 전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위험 물질로 지정한 수치(0.3~0.5μSv/h)를 초과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시민과 올림픽 관람을 위해 이곳을 방문할 전 세계 시민의 안전을 위해 후쿠시마 오염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본 정부에 상세한 요구사항을 전했다. 특히 후쿠시마 주민의 안전 보장을 최우선으로 피난 및 귀환 정책을 개선할 것을 강조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사고 후 9년이 지났지만 방사성 오염 상황은 통제는커녕 확산되거나 재오염됐다”며, “방사성 위험에 대한 과학적 경고와 증거를 무시하고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은 일본 정부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올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후쿠시마 현장 조사를 예정하고 있다. 제염노동자 피폭과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 자료도 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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