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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소리없는 국제화...개성공단 북 엘리트 직원들 '눈길'
  • 정경훈
  • 등록 2006-06-12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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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바람을 타고 원어민에 준하는 영어 실력과 세련된 국제매너를 앞세운 젊은 인재들이 노동시장에서 환영 받은 것은 한국에 국한된 현상만은 아니다. 국정홍보처가 지난 7일 정부부처 홍보관리관들과 함께 한 '개성공단 현장방문'에서 남측 참가자들 사이에서 각별한 관심을 끈 현지의 우수한 인력은 북한의 고등 '국제화 교육'의 결실을 보여주는 듯 했다. 통일부 신언상 차관을 비롯해 재정경제부 육동한 정책기획관 등 60여 명으로 구성된 이번 방문단은 현재 본격 가동 중인 1단계 입주 업체 15개의 일부인 의류 업체 신원 공장와 문창기업, 또 현대아산을 방문, 남북한 직원들이 함께 땀 흘리는 현장을 방문해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전달된 북한 주민과는 또 다른 모습을 확인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김동근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쟁터였던 개성이 이제는 남북경협을 상징하는 통일의 실험장으로 변신했다"며 "북측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친해지면서 '이게 바로 통일의 시작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개성공단 근무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처음에 북측 직원들은 불러도 대답도 잘 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와 접촉을 꺼려 다소 경직된 분위기로 출발했으나, 이제는 '위생시설(화장실)'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 등 조금씩 다른 어휘도 섞어 쓰며 어울리는 등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가고 있다"며 개성공단 직원들의 화합된 모습을 소개했다. 북측 엘리트 여직원들 차분한 브리핑, 세련된 매너로 눈길 이번 방문 중 특별히 주목을 받은 이들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현대아산 브리핑을 각각 담당한 북한의 김효정, 류진명 직원으로, 북한에서 국제인력을 배출하는 유수 대학 출신자들이다. 외국 체류 경험 없이 북한에서 대학을 다녔음에도 수준 높은 외국어 실력과 국제 감각으로 개성 공단의 대내외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 관리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현황 브리핑을 진행한 북측 직원 김효정 씨는 개성 사리원외국어대 어문학부를 지난 2004년 졸업한 엘리트사원. 무역원을 거쳐 관리위원회에 합류한 김 씨는 10여 분간의 브리핑을 스크립트 없이 능숙하게 소화하며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효정 씨의 영어 실력은 개성공단을 방문한 외신기자, 외국공무원, 학자들 사이에서 이미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김 씨는 지난 2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차관보 방문을 비롯해, 5월 동북아대학총장협의회 국제 심포지엄, 2월 외신기자 대상 홍보행사 등에서 완벽한 영문 브리핑으로 개성공단 대외 홍보에 앞장서 왔다. 원래 직무는 사무보조이지만, 이 외에도 영어가 필요한 행사에 집중 투입돼 브리핑과 안내를 맡으며 '일당백' 역할을 독톡히 해내고 있다. 류진명 씨는 평양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현대아산에 입사했다. 20대 초반의 앳된 외모와는 달리 앞으로 개성공단이 인천-개성-평양을 잇는 동북아 최대 물류허브로 발전해 나갈 계획과 이에 대한 현대아산의 준비 진행 상황을 조리 있게 설명했다. 브리핑 후 "대학은 언제 졸업했느냐" "외국에서 살아봤느냐" 등 쏟아지는 질문에 수줍게 대답하는 모습에서 신입직원다운 풋풋함이 느껴졌다. 현대아산 개성사업소 이윤수 총 소장은 "외국인 방문단이 오면 통역도 하고 브리핑도 담당하는 류진명 직원은 우리말 보다 영어를 더 잘 하는 보기 드문 외국어 재원"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지난 2004년 입주한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소속 여직원 2명도 북측 대졸 고급 인력의 대표주자다. 김명옥 씨와 임옥경 씨는 개성고려상업전문대학 경제학부 출신의 엘리트들로 생소한 금융용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평소에도 열심히 공부한다고 김기홍 지점장이 전했다.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 5명 중 1명은 대졸통일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노동자는 건설 노동자 1,047명과 입주기업 노동자 4,918명 등 모두 6,859명. 이 중 5명 중 1명 이상은 대졸 학력자로 북한의 고학력자들이 개성공단 근무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개성과 인근지역 주민이며, 대졸 출신 직원들은 주로 사무직 근무를 희망하고 있다. 개성공단 북측 인력채용은 북한 개성공단특구 중앙감독기관이 총괄하는 가운데 한국기업들이 추가적으로 인터뷰와 기술테스트 등을 실시한다. 이들은 개성공단이 제공하는 20대 이상의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으며, 월 50달러 정도 임금에 휴가비, 초과근무수당, 보너스, 출산휴가 등을 지급받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기업체가 신발·의류 등 주로 단순노동 경공품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이처럼 대졸 인력들이 몰리는 것은 개성공단에 대한 북측 고급인력의 이례적인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업계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개발ㆍ금융전문업체들이 개성공단에 대해 최근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북측의 고급 국제 인력들이 개성공단이 동북아 최대 공업단지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펼칠 활약이 주목된다. 한편 현대아산은 이번 달 중순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처음으로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개성공단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여기에는 10개국 140여개 기업이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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