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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돈 '셀프삭감' 나선 靑… 다음 타깃은 국정원·검찰
  • 장은숙
  • 등록 2017-05-26 09: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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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靑특수활동비 줄여라"
  • 본격적 개혁작업 앞둔 포석


▲ △ 자료/한국납세자연맹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줄이라고 지시하면서 정부 전체 특수활동비도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특수활동비를 많이 쓰고 있는 국정원과 검찰 등 정보·수사 기관들에 대한 본격적인 개혁 작업을 앞둔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쓰이는 경비를 뜻하고, 특정업무경비는 수사·감사·예산·조사 등에 소요되는 경비를 의미한다. 그동안 현금으로 지급되고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는 탓에 투명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법무부·검찰의 ‘돈봉투 만찬’에서 주고받은 격려금의 출처 역시 특수활동비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민정수석실에 특수활동비 전반을 들여다볼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날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 특수활동비는 올해 125억원에서 내년엔 97억원으로 28억원이 줄어들고, 특정업무경비 역시 37억원에서 15억원으로 줄어든다. 또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금 사용을 자제하고 집행 내역 확인을 통해 특수활동비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한 감사원 지침에 따라 특수활동비에 대한 증빙 서류를 작성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감사원의 '증빙서류 첨부' 지침은 권고사항으로 거의 지켜지지 않아왔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를 하겠다고 함으로써 다른 기관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기관에 편성된 특수활동비는 총 8870억원으로 국정원(4860억원)과 국방부(1783억원), 경찰청(1297억원), 법무부(285억원), 청와대(265억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 수집이나 사건 수사 등에 쓰이는 경비로, 정보 제공자에 대한 사례금이나 활동비 등으로도 사용된다. 편성 단계부터 총액으로만 편성돼 집행 후에도 그 세부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본래 취지와 다르게 사적인 용도로 쓰거나 비용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실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최근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간 '돈 봉투 만찬' 사건을 감찰하고 있는 대검찰청·법무부 합동감찰팀으로부터 두 사람이 주고받은 격려금의 출처가 법무부에 편성돼 있는 특수활동비인 것으로 보인다는 중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행정을 담당하는 자리인 법무부 검찰국장에게는 원래 특수활동비가 배정되지 않는다. 또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이 때문에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의 특수활동비가 대폭 축소될 것이고 이는 이 기관들에 대한 개혁 작업과도 맞물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치권에서도 특수활동비 제도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올해는 탄핵 국면으로 (청와대의) 특수활동비가 거의 사용되지 못했다. 올해의 반이 지나간 시점에서 42%를 안 쓰는 것은 당연하다"며 "검찰과 법무부, 국정원, 국방부 등 전 부처에 대해 엄격한 실태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9일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특수활동비 인정 범위를 최소화하고, 사용 내역도 공개해 국회 결산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었다.


다만 특수활동비 감축의 취지는 좋지만 무조건적인 삭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재정학회장을 지낸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예산 투명화 등의 관점에서 특수활동비 축소 기조는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국정원 등 업무 특성상 특수활동비가 불가피한 데는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일정 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고 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원래 특수활동비가 공익과 국가적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특수활동비가 줄어들어 국정에 비효율이 초래된다면 그 또한 손실"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박수현 대변인은 “청와대가 모범을 보이고, 사용 실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투명성을 강조하는 제도 개선까지 마련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특수활동비 특성상 기재부 중심으로 살펴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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