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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극장 창단 45주년 기념작 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
  • 양인현
  • 등록 2014-11-07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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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견연기자 안병경, 하미혜, 김정란, 장칠군, 마리의 중후한 연기 압권
▲ 행복전도사 박달재에서 열연중인 안병경과 하미혜     © 제5스튜디오


애정극과 코미디 일색의 대학로 연극판에 연기력으로 무장된 60대의 중견연기자들이 똘똘 뭉쳐 건강한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르고 있어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이임기 작/ 장경민 연출)는 제목 그대로 ‘행복전도사’인 유명 웃음치료사 ‘박달재’의 인생유전을 그린 연극이다.

 

그는 잘나가던 밤무대 진행자겸 가수였다. 오랜 세월 밤잠도 못 자고 전국을 떠돌며 재산도 늘고 인기를 얻게 되자 매니저와 결혼을 한다. 그러나 아내의 사치와 도박으로 돈과 가족, 명성을 모두 잃어버린 달재. 그러나 천성이 밝고 낙천적인 그는 좌절과 고통을 감내하며 작고 초라한 자신의 무대를 열심히 지키며 살아간다. 모두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한 여인, 왕순애. 그녀는 그저 달재의 무대매너에 빠져들어 순수한 팬을 넘어 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이 연극은 얼핏 보면 TV의 통속극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조건 없는 두 남녀의 사랑을 음악과 함께 이야기 하려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절망으로 밤을 새우며 방황하던 한 남자가 세월의 터널 끝에서 구원의 빛으로 들어온 여자를 만나, 뜨거운 사랑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지난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세련된 무대 문법, 노련한 연기와 음악으로 중무장하여 예술성과 오락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몰이’에 성공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이 연극은 ‘충청북도 지정예술단’으로 선정된 청주의 대표적인 극단 ‘시민극장’의 창단 45주년 공연작으로, 작년 ‘살다보면’ (장남수 작/ 장경민 연출)에 이은 두 번째 서울 원정 공연이다. 모든 문화가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지역연극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앙무대에서 시도하지 못하는 과감한 해외공연과 캐스팅을 통해 115회라는 정기공연을 단행한 이 극단의 저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안방극장과 영화에서 낯익은 배우들이다. ‘박달재’ 역의 안병경은 1968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연기 경력 46년의 베터랑 연기자다. 1975년 KBS 연기대상 신인상, 93년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감초 연기의 대명사로 통한다.

실의에 빠진 박달재에게 운명의 여신으로 다가오는 ‘왕순애’ 역은 KBS공채 1기 탤런트로 데뷔하여 1982년 KBS연기대상 연기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하미혜가 맡았다. 그녀는 TV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등 수많은 작품에서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아왔고 연극 ‘살다보면’에서 안병경과 호흡을 맞춰왔다.

 

유명가수 ‘장미란’ 역을 맡은 김정란 역시 KBS 1기 탤런트로 데뷔한 연기자다. 우리에게 다소 이름이 생소하지만 70년대 무협영화를 즐겨보았던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녀는 성룡이 한국에 존재감을 드러낸 ‘사학비권’을 비롯한 수많은 한-홍 합작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하여 이름을 날렸다.

 

이 연극에서 ‘원장’, ‘금사장’, ‘지배인’, ‘사체업자’, ‘의사’ 역을 맡아 무려 1인 5역을 열연하는 멀티 액터 장칠군 역시 KBS 1기 탤런트로 데뷔한 연기자. TV보다는 연극 ‘살다보면’, ‘우동 한 그릇’ 등에서 특유의 외모와 성격창조로 감칠나는 연기 변신이 압권이다.

 

연극에서 매니저를 하면서 박달재를 곤경에 빠지게 하는 ‘뺑숙’을 맡은 연기자 마리도 1984년에 데뷔하여 영화, TV, 연극무대를 종횡무진 활동하는 멀티우먼 연기자다. 그녀는 연극에서 ‘원장’, ‘뺑숙이’, ‘지배인’ 역을 번갈아 가며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연극연출가 나상만은 이번 연극의 제작사 ‘시민극장’을 “서울극단도 45년의 연륜을 가진 극단은 손을 꼽을 정도다. 우후죽순 창단되어 서너 작품 하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의 문화 풍토가 꾸준하게 연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1970년 창단된 ‘시민극장’의 걸어온 길은 찬사 받아야 마땅하며, 또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나 연출가는 “젊다는 것은 좋지만 연극무대에서 젊은 배우 일색은 작품의 질적 저하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도 노역(老役)을 젊은 연기자가 맡는다는 것은 연기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리나’ (체홉의 ‘세자매’에 나오는 막내 역) 역을 40대 연기자가 맡는 러시아 연극도 문제지만 ‘체쁘뜨이긴’ (‘세자매’에 나오는 노인 역) 역을 20대가 맡는 한국 연극은 더 문제다” 라며 이번 작품의 서울공연 의의를 이렇게 말했다.

 

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는 제목부터가 재미있다. 우리들의 기억에서 멀어진 옛 연기자들을 무대에 견인하여 대학로 무대를 풍성하게 만든 기획력에 박수를 보낸다. 유명세를 이용한 스타 캐스팅은 연습 부족으로 인하여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번 연극은 혹독한 훈련과 오랜 연습의 결과가 무대에 그대로 연결되리라 기대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이 연극무대에서 함께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의 완성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앙연극이 시도하지 못하는 과감한 캐스팅을 지역연극이 시도했다는 점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획력이다.

 

많은 연기자들이 생활고를 떠나 TV와 영화로 발길을 돌렸다. 대학로는 40대 이후의 연기자들이 없는 동공상태에 빠졌다. 이런 대학로 무대에 왕년의 안방극장 연기자들이 뜻을 함께하고 땀 흘려 만든 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에 관객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연극을 1년 동안 준비한 두 주인공 안병경과 하미혜의 연극연기 변신에 연극 애호가는 물론 일반 중장년층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극은 오는 11월 11일부터 30일까지(평일 8시, 주말 4시) 대학로 김동수 플레이하우스에서 공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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