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소환 계획 없고, 구속영장 청구, 불구속기소 방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13시간여 동안의 조사를 받은 뒤 22시간여 만에 봉하마을 사저로 되돌아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30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 중수부에 출석해 오후 11시20분께까지 10시간 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 일행은 오전 2시1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출발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고, 영동→중부내륙→남해고속도로를 거쳐 3시간45분만에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노 전 대통령의 귀갓길에는 취재차량 10여대가 따라붙으면서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의 `포괄적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기존 입장대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권양숙 여사가 "채무변제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100만 달러의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며 함구했다고 설명했다.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검찰은 오후 11시께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대질을 추진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이유로 거부해 불발됐다.
한편 검찰은 2006∼2007년 권 여사가 다른 사람을 시켜 30만 달러 이상을 미국에 체류하던 장남 건호씨와 딸 정연씨에게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송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로부터 권양숙 여사가 돈을 보냈다는 진술을 받았다.
건호씨 등은 ‘돈의 출처는 모른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박 회장이 건넨 100만 달러가 일부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게 이런 사실을 알았는지도 물었으나 역시 모른다고 진술함에 따라 권 여사를 재소환해 이 돈과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현금 3억원이 누구의 몫인지에 대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 전 대통령은 1일 오전 5시55분께 검찰 출두 당시 이용한 청와대 경호처 제공 버스를 타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에 도착했다.
봉하마을 주민들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사모’ 회원들은 “바보 노무현 당신을 끝까지 응원합니다”라고 쓴 현수막과 노란색 풍선 등을 흔들며 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이후 재소환 계획은 없으며 이르면 주말까지 수사 보고서를 완성하고 임채진 검찰총장 등 검찰 간부 회의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불구속기소한다는 방침을 정할 예정인 것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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