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가의 빚이 가구당 평균 2천700만원에 육박해 10년 만에 4배로 폭증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소득은 농외소득 증대에 힘입어 8.4%가 늘어나며 4년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부채 규모에 못 미치고 있다. 다시 말해 농민들은 1년을 열심히 일해도 저축은 커녕 빚가림도 할 수 없는 딱한 입장에 놓여 있는 셈이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농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 부채는 2천697만1천원으로 2002년의 2천606만8천원에 비해 90만3천원(3.5%)이 늘었다.
농가 부채는 우루과이 라운드가 열린 지난 1993년의 682만8천원에 비해 10년 만에 4배로 폭증한 것이다.
농가 부채는 2001년에 0.8% 증가에 그쳤고 2002년에는 되레 2.3%가 줄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경기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일반 가계용 부채가 623만원으로 11.4% 증가하고 농업 이외의 부업을 위해 빌린 겸업용 부채도 145만7천원으로 12.9%나 늘어나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농가 자산도 늘어나 농가의 단기 상환 능력 평가 지표인 당좌자산 대비 부채의 비율은 81.1%로 2002년의 99.0%에 비해 17.9% 포인트가 개선됐다.
지난해의 농가소득은 2천654만3천원으로 2002년의 2천447만5천원에 비해 8.4%가 늘어 지난 99년의 8.9%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도시근로자의 연 평균 환산 소득은 3천350만4천원에서 3천586만8천원으로 5.3%가 늘어나는데 그쳐 도농간 소득 격차가 조금 좁혀졌다.
지난해 농가 수입 증가는 농업 소득 감소(4.0%)에도 불구하고 농외소득이 8.4%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농외소득 중에는 겸업 소득이 198만5천원으로 전년보다 36.5% 증가했으며 농가 가구원의 근로소득 등과 같은 사업이외 소득이 684만원으로 2.3% 늘었다.
이에 따라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인 농업의존도는 40.8%로 전년보다 5.3% 포인트가 떨어졌으나 일본(14.5%)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토지를 제외한 농가 자산은 1억549만9천원으로 2002년의 8천861만2천원에 비해 688만7천원(7.0%)이 증가했고 소비 지출은 1천785만8천원에서 1천800만3천원으로 14만5천원(0.8%)이 늘어났다.
소비 지출 중에는 특히 교양오락비가 191.7%나 뛰었고 교통통신비(27.8%), 식료품비(21.9%) 등이 비교적 많이 늘었으나 교육비(-48.4%), 주거비(-25.1%) 등은 줄었다.
또 가구원 연령별 소득은 70세 이상이 1천723만8천원으로 50대의 3천349만1천원에 비해 51.5%에 불과해 고령 농가의 생계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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