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 돕기 바람이 불면서 신의주를 중심으로 한 북한 평안북도 일대에 ‘구호 특수’가 일고 있다. 용천 돕기 운동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밀밭 타듯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회단체가 너도 나도 용천돕기에 나서고 해외에서는 중국을 시작으로 국제적십자사와 러시아, 심지어는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북한과 티격태격해온 미국도 돕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압록강다리(중조우의교)는 구호품 수송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구호물품을 싣고 압록강다리를 건너는 대형 화물트럭도 하루 70∼80대에 이른다. 지난 26일 밤 11시20분에는 구호품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특별화물열차가 단둥을 출발, 신의주로 들어갔다. 각국의 사회단체 외에도 화교, 중국에 사는 조선동포도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의약품과 식량을 모아 승합차를 이용해 용천으로 보내고 있다. 이로 인해 압록강 다리 중국 측 검문소 앞에는 북한으로 가는 차량의 대기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세계 각국에서 북한에 보내는 도움의 손길은 전례없는 대규모다. 폭발사고 피해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한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용천 주민을 돕기 위해서는 최소 125만달러가 필요하다며 각국에 요청한 데 이어 미국과 일본도 돕겠다고 나섰다. 미국과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각각 1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와는 별도로 미국의 사회단체인 국제전략화해재단연구소(ISR)는 52만3700달러 규모의 구호물자를 북한에 보내기로 했다. 중국은 사고 직후 1000만위안(약 15억원) 규모의 물자지원에 들어갔다.
한국정부의 지원에 앞서 국내 사회단체의 대북 구호물자 공급도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 대북 컨설팅회사인 포원비즈가 물과 과일을 북으로 실어나르기 시작하고 북한으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은 ‘월드비전 한국’과 국내 사회단체로 구성된 ‘북한용천역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운동본부’(용천돕기운동본부) 관계자들도 단둥에 도착, 물건을 실어나를 태세다. 단둥 한국인회와 베이징 한국인회에도 용천돕기 성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들 단체 대부분은 단둥지역에서 물건을 사 북한으로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변경무역의 관문인 압록강 다리에는 북한으로 보내는 물건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압록강 다리를 거쳐 지금처럼 많은 물건이 북한으로 건너가기는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단둥에서 7년 넘게 사업을 하는 김모씨는 “이렇게 많은 화물 트럭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압록강 다리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품은 의약품과 식량 담요 천막 등이다. 약품과 식량은 북한에서는 이전부터 공급이 모자라던 물건이다. 북한을 드나드는 한 화교는 “신의주 지역에는 구호물자 풍년사태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단둥 상인들은 평안북도 일대가 구호물자 지원에 따른 호황을 맞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주요 경제협력창구인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의 북한내 위치도 전례없이 탄탄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