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주년 경축사-정치]“기득권 포기하는 용기·결단이 미래 연다”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정치과정에서 생긴 사회 분열구조의 하나인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선거구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한번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6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정치 과정에서 생긴 우리 사회의 분열구조인 지역구도와 대결적 정치문화가 해소되기 전에는 끊임없는 분열과 대립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 9일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분열적 요인은 사회적 격차와 불균형뿐 아니라 정치과정에서도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치과정에서 비롯된 분열과 투쟁의 결과물이자 또 다시 분열로 이어지는 지역구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큰 과제"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에서 민의가 왜곡되면 민주주의도 왜곡된다"며 "지난날 군사독재는 민의를 왜곡하기 위해 지역감정을 동원했는데 그것이 87년 대통령선거와 90년 3당 합당을 거치면서 지역구도로 굳어버렸고 그 구조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도는 결국 민주주의를 왜곡한다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또 “지역구도는 합리적인 국정운영을 불가능하게 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우선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는 최근 노 대통령이 '연정'(聯政)을 제안하며 강조했던 부분이다. 연정은 국가효율성이 걸린 문제들에 대해서는 서로 손을 잡고 국정을 공동운영하고 정책경쟁을 하며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어보자는 제안이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정당이 이념과 정책이 아니라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니 국회가 정책 토론장이 아닌 감정대결의 장이 돼 버린다"며 "인사·예산·사업 모두 지역대결, 지역안배로 해석되고, 적재적소와 효율과 원칙이 흔들리며 설사 흔들리지 않더라도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지역구도가 국민을 분열시킨다는 것"이라며 "국회에 가면 끊임없이 지역차별을 이야기하고 언론에는 지역적인 정치구도와 지역소외 이야기가 그치지 않는 등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은 불신과 적대감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선거제도를 고친다고 단번에 지역감정이 해결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정치의 지역구도는 해소될 수 있다"며 "정치적 선동으로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모든 정치인들이 지역구도를 옳지 않다고 하는 데도 선거제도는 고쳐지지 않고 있는데 지역구도가 정치적 기득권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며 낡은 틀을 벗지 못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변화를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과 같은 갈등과 분열의 구도를 가지고는 나라가 발전할 수 없고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제대로 대처할 수도 없다"며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권을 잡겠다고 하기 전에 나라의 큰 병부터 먼저 고치는 것이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의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감하게 기득권을 포기하는 용기와 결단으로 나라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며 지역구도 정치체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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