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대통령, 정상회담 앞두고 라이스 국무 접견 등 바쁜 일정
그리스 루마니아 핀란드 등 유럽3국 국빈방문과 제6차 헬싱키 ASEM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12일 미국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오전(현지시각)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미 국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동맹이 한국 안보의 근간이고, 양국이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 발전시켜 왔다”고 밝혔다. 14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각, 한국시간 14일 새벽) 숙소인 영빈관(블레어 하우스, Blair House)에서 라이스 장관을 만나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6번째이며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3번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앞두고 라이스 국무장관을 포함해 헨리 폴슨(Henry Paulson) 재무장관, 데이스 헤스터트(Dennis Hastert) 미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 주요 기업인 등과의 접견과 오찬 등을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핵문제와 한미FTA 등 당면현안에 대한 미측 관계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14일(현지시각, 한국시각 15일 새벽) 열릴 예정인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인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핵문제”라며 “북한은 어떻게 6자회담에 복귀시켜 회담을 재개하도록 하느냐가 회담의 중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성명 발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매번 회담 때마다 공동성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어떤 면에서는 성명을 만들면서 문구 조정에 매달리다보면 실질적으로 다른 것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양측이 ‘talking point'를 만들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도 13일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6자회담을 재개해 9·19 공동성명을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이행시키기 위해 앞으로 양국이 공동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실장은 이날 오전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함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조율했다. 송 실장은 이날 회동과 관련해 “그간 양국 고위실무선에서 논의해온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현재의 상황에서 최종점검을 했다”며 “내일 정상회담에서 결과를 보고하고 정상차원의 입장표명이 있고, 양 정상이 추가로 양국이 취할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미FTA는 양국관계 한 차원 격상시킬 기회”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뿐만 아니라 양국 관계를 한 차원 격상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양국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폴슨 장관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과 폴슨 장관은 이외에도 IMF 개혁과 ASEAN+3 금융협력 등 한미 양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제분야 협력을 긴밀히 해 왔음을 평가하고, 이를 지속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미국 하원의장실에서 데니스 헤스터트 미 하원의장, 낸시 펄로시(Nancy Pelosi) 미국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미 하원 지도부 인사들을 만나 “한미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굳건하고 성공적인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동맹지휘체계 조정 등 현안을 원만히 해결해 나감으로써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역동적인 양국관계 발전의 중요한 제도적 틀이 될 한미 FTA와 한국의 미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이 성사될 수 있도록 미 의회 지도부 인사들의 지원과 협조도 당부했다. 미 의회 지도부 인사들은 한국전을 통해 혈맹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가장 성공적이고 굳건한 동맹관계라는 데 공감하고, 급변하는 국제관계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감안해 한미동맹이 포괄적이고 호혜적으로 지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미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미FTA 체결과 한국의 미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성사를 위해 미 의회 차원에서 가능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 기업인들 “한미FTA 추진하는 노 대통령 의지 높이 평가”노 대통령은 또 이날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미국 주요 기업인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 문제와 한미동맹 관계, 양국 간 경제관계 강화노력, 우리 정부의 개방개혁정책과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노력 등을 포괄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한미 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와 우리나라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조속 가입을 위한 미 경제계의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 기업인들은 오찬에서 양국 간의 경제관계가 그간 빠르게 확대되어 온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노 대통령의 강한 추진의지를 바탕으로 한미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높게 평가했다. 미 기업인들은 또 우리 정부가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우리나라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럴드 섀힌(Gerald Shaheen) 미 상공회의소 이사회 의장과 윌리엄 로우즈(William Rhodes) 한미재계회의 회장은 오찬 말미에 노 대통령에게 전달한 서한을 통해 미 상공회의소와 한미재계회의는 양국 간에 진행 중인 한미 FTA 협상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한미 FTA를 성원하는 노 대통령의 리더십과 양국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이날 미 기업인들과의 오찬은 윌리엄 로우즈(William Rhodes) 한미 재계회의 회장(시티그룹 부회장)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미측 인사로는 보잉사, 제너럴 모터스, 캐터필라, 메트 라이프 등 미 주요 기업대표 11명을 포함해 한미재계회의와 미 상공회의소 간부, 버시바우(Vershbow) 주한 미국대사 등 15명이 참석했다. 우리 정부 측에서는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이태식 주미대사,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윤대희 경제수석, 윤태영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하이드 미 하원 국제위원장 “한국 비자면제프로그램 적극 추진해야”한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과 관련,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헨리 하이드(Henry Hyde)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을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 대상국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날 미 하원 본회의에 제출한 발언록에서 양국이 한국전에서 피를 함께 흘린 긴밀한 동맹관계이고 서울 미 대사관 영사과가 매일 1,800~2,000건의 비자를 취급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비이민 비자발급부서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미국이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27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비자면제프로그램에 한국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위한 모든 법정규정 조건을 충족시키겠다는 점을 명백히 했고, 한국 정부기관들이 여권사기와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생체와 여타 기술을 사용해 가장 최신의 여권통제를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미국 국토안보부, 국무부, 법무부 등과 협력하고 있는 점도 덧붙였다. 하이드 위원장은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문제가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간 정상회담시 협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한국은 장기간 생산적인 동맹관계를 유지해 왔고, 한국전에서 맺은 혈연을 바탕으로 이를 먼 미래까지 심화시킬 것”이라며 “한미 지도자가 자주 만나는 것은 양국 간 관계가 긴밀하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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